프리미엄 브랜드 중심 판매 회복세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던 국내 수입차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판매 회복세가 뚜렷해지며 올해 성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8만21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7만6143대)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겪었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눈에 띄는 점은 여전히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수요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경기 회복 신호라기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강화와 국내 브랜드와 수입차 간 가격 격차 축소에 따른 것으로 진단한다.
회복세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BMW는 2만53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벤츠는 15.6% 늘어난 2만123대로 각각 판매 1, 2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양사가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3%에 이른다. 반면 도요타(-6.6%)와 폭스바겐(-29.4%) 등 대중 브랜드는 판매가 감소했다.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대가 높아지면서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BMW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5시리즈 520i의 가격은 6870만~7570만 원, 벤츠 E200은 6900만~7500만 원이다. 제네시스 G80 2.5 가솔린 터보 기본 가격이 5899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
수입차가 풀옵션에 가까운 사양을 기본 제공하는 반면, 국산 고급차는 여러 옵션을 추가해야 유사한 수준이 되는 구조도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제네시스 등 국내 고급 브랜드가 초기에 내놓은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이 최근 차량 교체 주기에 접어든 것도 수입차 수요 확대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출범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제네시스의 라인업이 아직 다양하지 않은 만큼 차급을 더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수입차 시장이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성장세가 특정 브랜드에 집중되면서 수입차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견고하지만 대중 브랜드와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는 부진한 상황”이라며 “상위권 브랜드와 나머지 브랜드 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