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막지도 않았다…유튜브가 삼킨 대한민국 앱시장

입력 2025-05-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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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앱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가 규제 사각지대를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해 온 구조적 불균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플랫폼이 법적 규제를 준수하는 사이 해외 플랫폼은 이를 피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토종 서비스의 입지를 좁혀온 흐름이 이어져 왔다는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유튜브다. 15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의 3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76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92.3%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원, 쇼트폼 등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이처럼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국내법 적용의 불균형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불과 17년 전만 해도 곰TV, 판도라TV, 다음TV팟 등 토종 동영상 플랫폼들이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09년 4월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를 준수했지만 유튜브는 비실명 가입을 허용하며 법을 따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토종 플랫폼의 사용자 이탈이 가속화되며 빠르게 시장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탈한 회원들을 흡수한 유튜브는 국내 1위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슷한 구조는 음원 시장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019년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 자사 음원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했다. 사실상 동영상 광고 제거 서비스에 음원 서비스를 끼워파는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뮤직의 ‘끼워팔기’ 논란과 관련해 2023년 2월부터 현장조사를 진행했지만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소지가 있음에도 수년간 실질적인 제재 없이 사실상 방치해 왔다. 대응 공백 속에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결합 혜택을 앞세워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했다.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1년 4월 403만 명에 불과하던 유튜브 뮤직 이용자는 2023년 4월 기준 808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멜론을 제치고 국내 음원 스트리밍 앱 1위에 올랐다.

국내 음원 시장에서 외산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확대됐다. 2021년 26% 수준에 머물던 외산 앱 점유율은 2024년 들어 56%를 넘어서며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의 끼워팔기 혐의와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미 자진시정안을 제출한 상태이며 공정위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경우 수년간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 없이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규제에 발이 묶인 채 경쟁해야 했고 글로벌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확장해왔다”며 “동일 서비스에는 동일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토종 플랫폼이 살아남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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