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 “한국형 디벨로퍼는 현재진행형…도시 개발에서 육성까지 책임” [이슈앤인물]

입력 2025-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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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의 완성률은 70%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저희가 복합개발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도시 개발에 그치지 않고 개발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선 도심과 동네를 잘 가꾸는 과정까지 개발에 포함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박희윤<사진>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은 ‘한국형 디벨로퍼’의 현주소를 묻는 말에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다. 박 본부장은 일본 도쿄 대표 재개발 사례인 롯폰기 힐스 사업을 주도한 디벨로퍼사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을 거쳐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합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서울원)과 용산 일대 개발을 주도하는 한국 디벨로퍼 분야 선두 기업으로, 박 본부장은 회사 주요 개발 프로젝트의 선장을 맡고 있다. 이투데이는 박 본부장을 만나 한국형 디벨로퍼의 현재와 미래상을 엿봤다.

박 본부장은 한국 디벨로퍼 시장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아직 미성숙한 국내 디벨로퍼 시장과 정부와 시 등 ‘관’이 개발사업을 이끄는 시스템을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에서 ‘롯본기 힐스’나 미국 ‘허드슨 야드’와 같은 사업이 당장 진행되기 어려운 것은 민간 디벨로퍼의 파워(능력)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속된 말로 ‘치고 빠지는’ 분양형 사업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처럼 제대로 된 복합개발을 하는 체력과 의지를 갖춘 디벨로퍼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또 “한국에선 민관이 협력해 복합개발에 나서는 모델을 찾기 어렵고, 주로 관이 주도하는 모양새”라며 “일본은 과거 철저하게 공공 주도로 도시 재생을 시도했는데 실패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민간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이후 대규모 복합개발은 민간이 주도하면서 공공은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축이 돼 진행 중인 ‘서울원 프로젝트’(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동북권 최대 개발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서울원 프로젝트는 약 15만㎡ 부지에 주거부터 호텔과, 쇼핑몰, 오피스까지 복합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공사다.

박 본부장은 “서울원 프로젝트는 일본 도쿄 남부 후타고타마가와를 개발한 ‘라이즈 프로젝트’에 비견된다. 동네를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라이즈’라는 프로젝트 이름이 붙었다”며 “기존 베드타운을 복합개발하고 일본 최대 상거래 기업 ‘라쿠텐’이 본사를 이전해 새 거점을 만들었다. 서울원 프로젝트와 유사해 참고할 만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용산에 본사를 둔 만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산 일대 개발에도 역량 집중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서울 용산 일대는 회사가 삼성동 잠실 마이스 사업과 서울원 프로젝트와 함께 꼽은 3대 전략 지구”라며 “이미 용산역세권 개발을 통해 본사가 자리 잡았고, 역사적 가치를 지닌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과 함께 용산 전면1구역과 국제업무지구 등을 함께 엮어서 개발해 용산을 글로벌 도심으로 바꾸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박 본부장의 첫 사회생활은 은행원으로 시작했다. 입사 직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발생하자 명예퇴직금을 쥐고 일본으로 건너가 어릴 때부터 꿈꿔온 도시개발 분야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 대표 디벨로퍼사인 모리빌딩에 취직해 경력을 쌓고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합류했다.

박 본부장은 “어릴 때부터 지도를 들여다보는 일이 취미였고 도시 개발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취업을 생각해 은행에 먼저 들어갔었다”며 “이후 도시개발을 공부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사표를 쓰고 이 길로 들어섰다. 지금의 나는 주변에서 보면 ‘덕업일치’에 성공한 사례로 보일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끝으로 박 본부장은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디벨로퍼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역 저성장과 이어지는 국가 저성장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지자체에서 질문이 들어오면 저는 ‘수도권과 지방 공통으로 대기업 하나 유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 도시의 경쟁력과 매력을 향상시켜야 기업과 사람이 몰린다’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 디벨로퍼와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도 경쟁과 함께 협력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또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기 위해 공공 역시 민간의 역할을 인정해 줬으면 한다”며 “한국에서도 허드슨 야드나 롯본기 힐스처럼 성공적인 도시개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다른 민간 디벨로퍼들과 공공 모두 다 같이 잘 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한양대 도시대학원 석사와 일본 와세다대학 이공학술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모리빌딩 수석 컨설턴트를 거쳐 2010년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개발부문과 상품부문을 통합운영하는 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국토교통부,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문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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