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커밍순…스치는 바람일까 위력적 태풍될까

입력 2009-08-0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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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개인 미니홈피 ‘싸이월드’를 넘보는 외국 것이 들어온다. 미국을 들썩이고 있는 ‘트위터’가 국내에 상륙한다는 소식에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SNS 시장 판도에도 지각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트위터는 초반 바람잡이에 성공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가입한 차세대 소통 공간으로 이목을 끌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적었던 피겨선수 김연아까지도 트위터에 가입했다는 홍보가 이뤄졌다.

박진영과 원더걸스, 동방신기 같은 대중가수들과 MBC 김주하 앵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김형오 국회의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이슈로도 주목받는다. GM과 애플,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각 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싸이월드의 ‘일촌맺기’ 기능을 트위터의 ‘팔로(Follow)’가 대신한다. 내가 상대방을 ‘팔로’하면, 상대는 나의 ‘팔로잉’ 존재가 되고 나는 ‘팔로어’가 되는 식의 용어도 있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친구가 되는 여느 SNS와 달리, 트위터에서는 짝사랑도 가능하다. 트위터에 올린 글은 ‘트윗’이란 단어로 통한다.

트위터는 지난 2006년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벤처기업인 오비어스코프(Obvious Corp)에서 개발한 서비스로, 같은 해 8월 공식 론칭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열린 한 기술 컨퍼런스에서 이 서비스로 블로거들의 소식을 중계하면서 일약 주목받았다. 국내에는 아직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았지만, 벌써 50만 명 이상이 트위터를 방문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트위터를 부르는 암호는 지금 뭐하니 ‘지금 뭐하니?(What are you doing now?)’다. 웹에 직접 접속하지 않더라도 이 질문만 적으면 단문메시지 서비스(SMS), 스마트 폰 등 휴대기기를 통해 자유롭게 글을 올리거나 읽을 수 있다. 빠르게 입력되고, 쉽게 확산되는 특징이 트위터의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트위터를 활용해 막대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2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낳은 인도 뭄바이 호텔 테러 사건 당시에도 실시간 상황이 언론보다 트위터를 통해 더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기도 했다.

국내 SNS 시장에도 트위터발 미풍(美風) 영향권에 들었다. 동창 찾기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아이러브스쿨’, 일촌 맺기 붐을 이끌어온 ‘싸이월드’로 요약되는 국내 SNS 시장의 지각 변동이다. 트위터를 벤치마킹한 다양한 SNS들이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SK텔레콤과 NHN이 내놓은 ‘토씨(tossi)’, ‘미투데이(m2day)’, ‘플레이토크(PlayTalk)’ 등이 한국판 트위터들이다. 미투데이는 케이블TV와 함께 신인그룹 2NE1의 일상생활을 생중계하는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로 바람몰이를 했다. 유명인을 앞세운 홍보 효과로 NHN 인수 당시 2만5000명이었던 가입자는 현재 9만 명으로 늘어났다. 7월 들어 국내 방문자수와 페이지뷰 등 트래픽도 트위터를 넘어서고 있다.

하나포스닷컴은 지난달 15일부터 ‘앤유라이브’를 서비스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 얼굴을 보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SNS다. 지인이나 새로운 친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피플토크’ 코너란 신개념 수다방을 만들었다.

하나로드림 앤유사업팀 지은숙 팀장은 “피플토크 코너를 선보인 이후 앤유라이브에 라이브방 개설수가 평균 227% 증가했다”면서 “기존 텍스트와 사진 위주의 SNS에서 한 단계 발전해 실시간 라이브 및 동영상을 통한 소셜 네트워킹 활동이 가능해 네티즌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후발주자인 피플트리의 ‘미니로그’ 서비스도 최근 트위터 붐에 힘입어 베타오픈 이후 한 달 만에 주간 방문자 1만7000명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강한 ‘링크나우’, 자체 카메라와 무선랜을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소셜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민트패스’ 등 특색을 갖춘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트위터의 인기에 국내 최대 SNS 업체인 싸이월드의 입지가 좁아들 것이란 우려가 새어나온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고 철수한 전례가 있어 트위터의 국내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세계 검색부문 1위 구글조차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을 못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명실상부 SNS 1위인 마이스페이스도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10개월 만에 철수하는 굴욕을 맛봤다.

SK커뮤니케이션 측 역시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사진 저장 용도로 주로 쓰이는 반면, 트위터는 실시간 소통의 성격이 짙다”면서 “이용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긴장할 것이 못 된다”고 자신했다.

기능상으로는 미니홈피와 유사하지만, 싸이월드와 트위터는 성격상 구별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트윗을 듣기 위해 트위터를 이용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에서 “트위터가 국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반인에게 익숙지 않은 사용 방법, 일반적인 SNS에 비해 극히 제한된 콘텐츠도 국내 연착륙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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