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도 지난달 한국 수출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4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다만 대미 수출은 줄어 미국 관세 영향이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8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한국의 수출은 올해 1월 증가세를 멈췄다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다.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1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2% 증가하면서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D램(DDR4 8Gb) 고정 가격이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 만에 반등한 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출 호조세도 지속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1월까지 9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면서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2월에 감소로 잠시 전환한 뒤 3월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스마트폰 수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한 15억 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4월 중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30억 달러로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16개월 연속 이어온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13.7% 증가한 7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도 전년 대비 17.3% 증가한 2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국의 양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 관세 등 영향으로 작년보다 3.8% 감소한 65억 달러에 그쳤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내연기관차와 순수 전기차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전체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K-푸드·화장품 열풍으로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농수산식품 수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해 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화장품 수출도 전년보다 20.8% 늘면서 10억 달러를 기록,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시장 중 7개 지역에서의 수출이 늘었다. 대(對)중국 수출은 올해 들어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던 반도체 수출이 반등한 가운데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3.9% 증가한 109억 달러였다. 반면 대미 수출은 106억 달러로 석유제품·이차전지·무선통신기기 수출 호조세에도 자동차·일반기계 등 양대 수출품목이 감소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미 흑자 규모도 작년보다 동월 대비 16.7% 감소한 45억 달러로 축소됐다. 아울러 아세안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각각 94억 달러, 67억 달러로, 4.5%, 18.4%씩 증가하면서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지난달 수입은 2.7% 감소한 533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19.9%), 가스(-11.4%) 수입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20.1% 감소한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18.2%) 등을 포함한 에너지 외 수입은 2.4% 증가한 43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4월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36억 달러 증가한 48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4월 누적 무역수지도 23억 달러 증가한 122억 달러 흑자를 보였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4월에는 대미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며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같은 수출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