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2조 원' 체코 원전 수주에 원전 산업 활력↑…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

입력 2025-05-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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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26조 원 규모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 계약 체결
테멜린 3·4호기 우선협상대상자 함께 선정
원전 강국 포진 유럽시장 첫 진출…'K-원전' 위상↑
'60% 현지화율 목표'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몫' 변수로 수익성 규모는 미지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사업비 26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쾌거다. 특히, 체코의 추가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돼 사업 규모는 52조 원까지 커져 국내 원전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원전 강국이 포진한 유럽시장 첫 진출에 성공, 'K-원전'의 위상도 올라가 추가 수출 성공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체코 측이 원하는 '60% 현지화율 목표'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몫' 변수로 수익성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할지는 미지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코바니 5·6호기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본계약 체결 일자를 5월 7일로 공식 발표했다.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는 체코 프라하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 비소치나주 두코바니 원전 1~4호기 인근에 설비용량 1000MW(메가와트) 규모 가압 경수로 원전 2기를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2029년 착공에 들어가 2036년 시운전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수원은 현재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에 5·6호기를 새로 짓는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비로 4000억 코루나(26조2000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체코 정부가 테멜린 지역에 2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테멜린 3·4호기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 수주 규모는 52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UAE 바라카원전 4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전력)
▲UAE 바라카원전 4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전력)

한국 기업의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중동과 달리 상업용 원전 이용이 시작된 세계 원전 시장의 중심지인 유럽에서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K-원전'의 위상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한국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계획된 일정대로 원전을 완공하겠다는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구호를 앞세워 체코 측의 선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한국이 국제 원전 시장에서 내세울 트랙레코드가 풍부해졌다"라며 "이는 향후 'K-원전'의 추가 수출 성공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정확한 수주 가격, 현지화율 등 '팀 코리아'의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계약 핵심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한수원은 앞서 체코 원전 2기 사업 비용이 총 20조 원대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덤핑 수주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수주 가격을 떠나서 체코 측이 원하는 '60% 현지화율 목표'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몫' 변수도 체코 원전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체코 측은 자국 내 산업 파급 효과 극대화를 위해 현지화율 60%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다만 실제 최종 계약서에는 구속력 있는 현지화율 목표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체코 기업들만 우대한다는 조항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향한 차별이 될 수 있어 EU 조달 규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체코가 요구하는 60% 현지화율 목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현지화율 산정에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지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터빈 등이 포함되는 것 같은 사례를 고려하면 설사 '현지화율 60%'를 적용한다고 해도 실제 일감 60%가 체코 기업에만 돌아가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웨스팅하우스와의 관계 문제는 체코 원전 사업 수익률에 보다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는 올해 1월 전격적으로 지식재산권 분쟁을 풀고 제삼국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웨스팅하우스는 지식재산권 분쟁 중단에 합의함에 따라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제기한 진정을 취하한 바 있다.

비밀 유지 약속으로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과 한전이 체코를 포함한 신규 원전 사업에 나설 때 웨스팅하우스에 조단위에 달하는 일감과 기술 로열티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원전 업계에서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핵심 기자재를 일부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UAE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에도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터빈 발전기, 디지털제어시스템(MMIS) 등 기자재를 구매·도입한 바 있다.

일단 정부와 한수원은 성공적인 체결식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신규 원전 사업 본계약 체결 일자 확정을 환영한다"라며 "체코 신규원전사업 본계약 체결, 성공적인 계약이행과 적기 준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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