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무역 박람회 참가업체 수 현지 업체의 두 배
“EU·베트남 등 수출 3년간 매년 6%↑ 전망”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섬유·의류 무역 박람회에 참가한 중국 섬유 제조업체가 늘었다.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업체들이 발 빠르게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현지 업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중국 업체들이 박람회를 채웠다.
중국 섬유업체 페이모시텍스타일테크놀로지의 왕청페이 대표는 “미국 시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오게 됐다”며 “현지 업체에 판매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페이모시텍스타일은 관세 부과로 최근 미국 주문 중 약 3분의 1이 보류됐다.
특히 중국 내수가 아직 부진한 만큼 미국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중국 섬유 제조업체 훙위안의 천스차오 사장은 “내수 시장도 어려워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세계로 나가서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들 업체 사이에서 유망한 대체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억8000만 명의 소비자와 견실한 제조업 부문을 갖춘 데다 미국이 인도네시아에 부과한 상호관세는 32%로 중국에 비해 크게 낮아 미국 수출도 노릴 수 있다.

다만 대체시장 정착이 쉽지는 않을 거란 예측이 나온다. 미국과의 거래 규모가 컸던 탓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상품 수출의 약 15% 비중을 차지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 대미 상품 수출품의 20%가량은 미국 의존도가 매우 크다고 파악했다.
또 중국의 타깃이 된 신흥국들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견제에 나설 수 있다. 중남미와 아시아, 유럽 국가들은 저가 공세를 하는 중국 수출업체들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표출했다.
그러나 미·중 관세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않는 이상 중국 업체들의 신(新)시장 개척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은 여전히 엇박자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거듭 중국과 대화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중국과 합의의 길은 열려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한 데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