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사업 판가름…K바이오, 특허 전쟁 격화

입력 2025-04-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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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기업 명운 걸린 ‘특허 전쟁’…메인 특허 패소는 치명타
알테오젠 파트너사 머크는 할로자임, 툴젠은 버텍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더나와 무효소송에서 최종 승소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제약·바이오업계의 특허는 단순한 권리가 아닌 핵심 자산이다. 특허를 바탕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수 있고 투자 유치나 안정적 수익 확보에도 유리하다. 또 특허는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기업이 특허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 기업과 잇따라 특허 분쟁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할로자임은 알테오젠의 파트너사 머크(MSD)를 상대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할로자임은 키트루다SC가 자사 SC제형 전환기술 엠다제(Mdase) 관련 특허 15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엠다제는 할로자임의 SC 약물전달플랫폼 인핸즈의 차세대 기술이다.

양사의 쟁점은 ALT-B4와 엠다제의 염기서열이 같은지 여부다. 할로자임은 ALT-B4에 사용된 다수의 아미노산 변형이 엠다제 특허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머크는 ALT-B4가 알테오젠이 독자 개발한 물질이며, 염기서열은 할로자임 특허에 공개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머크는 알테오젠의 SC제형 전환 플랫폼 ALT-B4를 기반으로 키트루다SC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알테오젠은 “엠다제 특허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완료했고 해당 특허는 무효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ALT-B4는 엠다제와 특허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별개 물질“이라고 밝혔다.

툴젠은 영국 법원에 크리스퍼 카스9(CRISPR Cas9) 기반 유전자 교정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와 관련해 버텍스(미국)와 로슬린CT(영국)·론자(스위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카스게비는 2023년 11월 영국, 2024년 2월 유럽위원회(EC)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세계 최초의 유전자 교정 치료제다.

툴젠은 작년 10월 크리스퍼 카스9를 단백질 형태 그대로를 세포 내에 전달하는 크리스포 단백질-핵산 복합체(RNP) 특허를 유럽·일본에 등록했다. 이 기술은 세포 독성을 줄이고, 외래 DNA가 유전자에 삽입될 위험이 낮아 유전자 교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툴젠은 소송과 관련 카스게비의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사용에 대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버텍스는 2023년에 에디타스와 크리스퍼 카스9 기술사용료 선급금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비롯해 2034년까지 1000~4000만 달러(약 140~570억 원)의 추가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해당 계약으로 미뤄볼 때 툴젠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수백억 원의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특허 분쟁이 해소되면 기업은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과 시장 확대에 나설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모더나의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 뉴클레오타이드 및 핵산 및 이들의 용도’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회사는 해당 특허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인정받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 개발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2023년 소송을 제기했다. 약 2년간의 심리 끝에 특허심판원은 특허 무효 심결을 내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관계자는 “이번 승소로 올해 2월 임상 1/2상에 돌입한 일본뇌염 mRNA 백신 후보물질 'GBP560'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며 "mRNA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의 특허 리스크를 완화해 백신 주권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또는 이의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을 포함하는 서방형 미립구를 포함하는 약학적 조성물’ 특허를 두고 분쟁을 벌였다. 특허심판원은 해당 특허의 제한 범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특허를 소멸시켰다. 펩트론은 2023년 11월 지투지바이오를 상대로 특허 무효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지난해 8월 특허청 특허심판원은 해당 특허 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내렸다.

변리사 출신의 한 심사역은 “특허 소송은 기업의 존폐와 연결된다. 실제 국내 한 기업이 미국에서 특허 소송에 패소하면서 인수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특히 메인 특허와 관련된 소송에서 패소하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기술을 보호하려면 촘촘하게 특허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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