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3553평 규모…공장 근무 인원 404명
연간 1821만1355개 부품 생산 능력 갖춰
포르쉐·마세라티·폭스바겐·스텔란티스 등에 납품

23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있는 한세모빌리티 내 3개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 주요 핵심 부품과 모듈이 쉴 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구동장치, 제동 및 조향장치, 전장 장치 등으로 사람 손길이 필요한 몇몇 공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 생산이 이뤄졌다.
1984년 세워져 올해로 42년 된 한세모빌리티는 한세예스24그룹이 지난해 11월 인수, 같은 해 12월 계열에 편입한 국내 대표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이다. 한세예스24그룹이 기존 의류·출판 중심 사업 구조에서 모빌리티 분야로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린 상징적 계열사이기도 하다. 총 34만2324㎡(10만3553평) 규모 부지의 한세모빌리티 대구 본사에는 본관, 기술 연구소, 제동조향, 구동, 전장 생산 공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 3곳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총 404명이다. 연간 1821만1355개의 부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부터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최고급 럭셔리카 브랜드 포르쉐, 마세라티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브랜드까지 확장해 리비안, 빈페스트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날 먼저 방문한 구동 공장에서는 회사 주력 제품인 ‘구동축(HalfShaft)’, ‘볼스 플라인 샤프트(Ballspline Shaft)’, ‘조인트(Joint)’ 등 구동 시스템 부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구동 시스템이란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모든 장치를 말한다. 그간 완성된 차량만 접한 터라,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부품이 만들어지는 생소한 광경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의 전체 면적 1만4112㎡(4268평) 중 크게 3분의 2를 차지하는 29개의 가공 라인과 나머지 세부 조립 라인으로 나뉜다.
특히 한세모빌리티의 구동 시스템 제품 중 인상 깊은 것은 볼스 플라인 샤프트다. 자동차의 스트로크 흡수를 극대화해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첨단 기술로, 전 세계에서 영국 GKN, 미국 넥스티어 오토모티브와 한세모빌리티 단 3개 업체만 갖고 있다.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제동·조향 공장은 면적만 1만2096m²(약 3700평)에 달한다. 여기선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면 그 회전력을 조향 장치에 전달하는 ‘스티어링 칼럼(Steering Column)’, 핸들에서 발생한 회전력을 스티어링 기어까지 전달하는 ‘아이 샤프트(I-Shaft·Intermediate Shaft)’, 여러 종류의 브레이크(Brake)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공장 곳곳에는 비워진 공간들이 눈에 띄었는데, 모두 신규 계약을 통해 수주한 부품 생산이 예정된 곳들이다. 그중 현대자동차 신형 아반떼에 납품할 칼럼 조립 1차 라인이 설치될 공간엔 ‘8월에 라인이 설치돼 내년 6월에 생산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밖에도 기아차 셀토스·니로 등에 들어갈 칼럼 조립 라인 구축도 예정돼 있어 생산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세모빌리티 관계자는 “공장 내 신규 수주한 부품 생산을 위해 비워둔 공간으로 향후 라인을 구축해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며 “수주 입찰을 진행 중인 건도 미리 공간을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공장인 전장 공장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차량 내 전기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알터네이터(Alternator), 알터네이터에서 자기장을 만들어 전기를 유도하는 로터(Rotor) 등 전장 장치들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전장 공장에서도 신규 수주한 라인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올해 11월 GM코리아의 트레일블레이저 차종에 적용되는 알터네이터 라인 설비를 갖춰 추후 연간 13만대 생산될 예정이다. 한세모빌리티 관계자는 “26개 국가에 전장 장치를 수출하고 있다”면서 “다음 27번째 수출국까지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한세모빌리티는 미래차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해 차세대 구동 시스템 개발과 전기차·자율주행 대응 기술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한세모빌리티는 가속 시 차체 흔들림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이너 레이스 볼 스플라인(Inner Race Ball Spline)’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이너 레이스 볼 스플라인 시장 규모가 연간 약 3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제품이 상용화되면 북미 시장으로 고객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한세모빌리티는 주력 제품인 구동축(HalfShaft)을 비롯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