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3달러(2.38%) 뛴 배럴당 61.5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1.43달러(2.26%) 오른 배럴당 64.76달러로 집계됐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미국이 이란의 비핵화 협상의 일환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혀 공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는 올랐다. 앤드류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회장은 CNBC방송에 “이란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 전 세계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며 “단 중국은 계속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주간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여파에 트레이더들이 원유 시장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평가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미국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한 것은 새로운 현상”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처럼 체스판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발표한 상호관세와 관련해 90일간은 기본 상호관세 10%만 부과하고 국가별 개별 상호관세는 일단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복 관세로 대응한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145%로 인상했고 중국도 관세를 125%까지 올리면서 신경전이 고조됐다. 무역 전쟁은 교역량은 물론 경기에 부담이 돼 원유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중 신경전이 다소 진정 상태에 접어든 점 등을 감안해 트레이더들은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하며 또 다른 변수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총괄은 “중국을 제외한 일부 관세의 시행이 90일 연기됐으나 시장은 이미 피해를 보았고 가격은 안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관세가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과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ANZ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 소비가 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