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인디 브랜드가 주도한 K뷰티 열풍은 크게 트렌디한 색조 화장품과 고품질의 기초 화장품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기초 화장품이 강점인 브랜드는 주로 마스크팩, 세럼, 크림을 킬링 아이템으로 내세운다. 피부 관리에 특히 중요한 핵심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닥터지’ 역시 기초 화장품 대표주자로 크림을 앞세웠다.
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마녀공장은 기초 화장품 위주임에도 특히 클렌징 제품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해 국내외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브랜드로 꼽힌다. 마녀공장의 대표 제품 ‘퓨어 클렌징 오일’은 2013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600만 개 이상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국내에서 ‘국민 클렌징 오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퓨어 클렌징 오일은 진한 색조 메이크업은 물론 블랙헤드·화이트헤드·피지각질·미세먼지까지 한 번에 지워주는 딥 클렌저 제품으로 유명하다. 돌콩오일·올리브 등 14가지 식물성 오일 성분이 클렌징과 함께 모공 관리, 영양 공급을 도와준다.
마녀공장은 여느 인디 K뷰티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초기엔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였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마녀공장이 설립된 2012년은 원 브랜드 로드숍 전성시대였다.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등 1세대 로드숍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할 때였다. 이들은 대부분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을 내세웠다. 마녀공장은 ‘좋은 성분’,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등의 홍보를 통해 클렌징 제품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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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공장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조하며 초기 유통망을 확보해 갔다. 당시 유행하던 소셜커머스를 통해 함유 성분을 강조하며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로드숍 시대를 지나 CJ올리브영이 주도하는 헬스앤뷰티(H&B) 시대로 전환되면서, 마녀공장의 인지도 역시 급상승했다. 제품력을 인정받아 올리브영에서 판매량은 빠르게 늘면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올리브영 어워즈 클렌징 부문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적극적인 유통채널 확장도 ‘국민 클렌징 오일’ 반열에 오른 비결이다. 올리브영은 물론 쿠팡 등 이커머스를 비롯해 TV홈쇼핑, 면세점(온라인몰), 대형마트, 코스트코, 편의점 등에 잇달아 입점하는 등 고객의 구매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마녀공장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진출 초기엔 한류와 K뷰티 흥행을 바탕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2019년 배우 손예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 그의 주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흥행하면서 수혜를 입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 상륙한 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은 가운데 극중 ‘세리(손예진 배우)가 쓰는 화장품’으로 알려지며 마녀공장의 국내 베스트셀러인 클렌징 오일뿐 아니라 에센스까지 인기를 끌었다. 현재 마녀공장은 일본에서 큐텐, 라쿠텐 등 온라인 채널과 돈키호테 등 오프라인 점포 6700여 개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최근엔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에 진출한 이후 작년 7월 코스트코와 ‘미국의 올리브영’ 울타에 순차 입점하며 오프라인 채널을 넓히고 있다. 미국인들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마존 판매량이 점점 늘면서, 아마존 클렌징 부문 베스트셀러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월에는 대형 리테일 체인 ‘타겟’에도 입점했는데, K뷰티 코너가 아닌 ‘Fan favorites(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제품)’ 섹션에 배치되는 등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마녀공장은 ‘국민 클렌징’에 이어 ‘국민 스킨케어’ 브랜드 성장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마녀공장 관계자는 “‘변화는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철학으로 좋은 성분을 연구하고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20가지 주의 성분 무첨가 등 브랜드만의 원칙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