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넘어 인간의 내면·감정 조각해
11일부터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서 전시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현대 조각의 세계적 거장 론 뮤익(Ron Mueck)의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한다.
10일 MMCA에 따르면,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론 뮤익의 30여 년 작업을 집약한 2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론 뮤익은 현대 리얼리즘 조각의 대표적 예술가로 불린다. 극사실주의적인 기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내면을 조형화해왔다.
피부의 주름, 털의 결 하나까지 사실적으로 표현된 그의 인물 조각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인간의 고독과 불안,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5, 6전시실에서 열린다. 대표작으로는 인간의 외형을 초현실적으로 확대 재현한 자화상 '마스크 II'(2002), 침대에 누운 거대한 인물 '침대에서'(2005) 그리고 전시 하이라이트인 '매스'(2016–2017)가 있다. 해골을 산처럼 쌓아올린 대형 설치작으로 재난과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인류의 초상을 암시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뮤익의 조각은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관람객이 스스로의 감정을 마주하게 만든다. 또한, 빠르게 소비되는 현대 사회에서 수개월 혹은 수년간의 작업 끝에 탄생한 그의 작품은 '느린 창작'이 지닌 예술의 본질을 되묻는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창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사진 연작도 포함돼 있어 관람객은 조각가의 작업실과 내면까지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인체 조각으로만 9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탐구해온 론 뮤익의 작품세계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총망라해 선보이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현대 조각 거장의 작품들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사색하고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경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