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직원ㆍ입점사 생존권 보장해야”

“결국 정리해고나 폐점으로 퇴사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정말 불안합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피해당사자 증언대회’에 나선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은 “3월 4일 MBK파트너스의 기습 회생신청으로 현장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홈플러스가 망할 것 같아 일부러 찾아왔다는 고객의 말에 직원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홈플러스에는 현재 직영직원 2만 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총 10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안 지부장은 “직원들끼리 모이기만 해도 ‘회사가 망하는 것 아니냐’, ‘우리 점포가 폐점된다더라’ 등 이야기로 불안해한다”면서 “함께 근무한 협력업체 직원들이 보이지 않거나 재계약 시 시간·일수를 줄였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구성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가 앞서 지난달 4일 기습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본격화됐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선제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것. 회생신청 이후에도 매장 운영은 지속하고 있지만 서울우유 등 일부 업체가 납품을 중단해 100% 정상 운영은 여의치 않은 상태다. 또한 금융당국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 인지하고도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하기로 하면서 사법 리스크 불씨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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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홈플러스 직원들은 MBK가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업체에 대한 회생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청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조 위원장은 “현재 매장 진열대에는 고객이 선호하는 필수상품조차 없고 업체들도 납품 상품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매출이 10% 이상 빠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법원 회생신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로 입점업체와 배송기사들까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1월 판매분 정산금을 받지 못해 인건비와 물품자재비, 공과금, 생활비 등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일부 입점업체는 불안감에 홈플러스에서 지급한 포스(계산기)가 아닌 자체 포스나 키오스크까지 도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배송기사는 “홈플러스 근무를 위해 차량 구입 등에 수천만 원의 돈을 투자했지만 현재는 일자리를 잃어버릴까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홈플러스 직원과 입점업체 등 관계자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MBK 측에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발족식을 통해 “MBK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노동자와 입점업체 생존권을 보장하는 진정한 기업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