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막이 오른 가운데 ‘윤심’(尹心·윤석열 전 대통령 의중)이 변수로 떠올랐다.
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성난 지지층을 다독이는 분위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의) 주류 분위기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명시적으로 하는 것보다 물 흐르는 대로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이나 제명 조치도 검토하지 않는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윤심’을 대변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지켜오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긴급현안질문 당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무위원들에게 “일어나 국민들에게 사과하라”는 말에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김 장관은 강성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나경원 의원이 ‘신(新) 윤심 후보’로 떠올랐다. 나 의원은 5일 윤 전 대통령이 머무르는 한남동 사저를 찾아 1시간가량 단둘이 만나 차담을 했다. 이날 회동은 윤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나 의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헌재 선고 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탄원서 제출 등을 주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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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나 의원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함께 부상한 상태다. 나 의원 측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당의 5선 중진의원으로서 국민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 그에 맞는 역할이 무엇인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민의힘 내에서 줄곧 ‘윤심’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제기된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원했던 후보로도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이들 중 1명으로 압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당적이 없는 김문수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내 경선을 통해 뽑힌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할 가능성의 얘기도 나온다. 김 장관은 5일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도 “아직 입당 신청을 안 했다, 하여튼 봐서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윤심’이 당내 경선에선 영향이 있을지 몰라도 최종 후보 선출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계속 거론되는 건 우리한테 아주 안 좋다”며 “당 지도부도 이틀 연속 사과했다.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탈당 조치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6선의 조경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으면 (대선은) 필패”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