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혁신당 승기 거머쥘 땐 이호승·구윤철 전 기재부 차관 거론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엔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 가능성有
비관료 출신 이창용 한은 총재...국제기구 이력으로 해외 인사 네트워크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본격적인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해 어느 때보다 신속한 내각 구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경제 전반의 저성장 기조와 내수 한파를 방어할 첫 경제 수장이 누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정부 부처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이 승기를 잡게 됐을 때 첫 경제부총리로 문재인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던 인물들이 거론된다. 이호승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와 구윤철 삼성생명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문 정부 시절 제10대, 11대 기재부 차관을 지낸 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국무조정실 실장을 역임했다.
이들 모두 기재부로 입직해 차관까지 지낸 이력이 첫 경제 수장으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통상 대선 이후에는 두 달 동안 인수위 기간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여서 대선 바로 다음 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취임 이후 곧바로 내각을 구성해 경제 정책을 이끌고 가야 하는 만큼 기재부를 경험해본 인물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호승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는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분석과장,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정책실 초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지냈고 2018년 12월에는 기재부 1차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청와대로 복귀해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구윤철 삼성생명 사외이사 역시 행시 32회로 입직해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이후 기재부 예산실장 등을 거친 뒤 문 정부 시절 기재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을 역임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기를 거머쥘 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이 기재부로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 부위원장 역시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박근혜 정부 시절 기재부 1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전통 경제 관료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저고위 부위원장으로 합계 출산율 반등을 이뤄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통 관료 출신보단 기업인, 학자 등 현실 감각 있는 비관료 출신이 차기 정부의 경제 수장으로 적합하다고 제언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7년 동안 한국 경제가 저성장으로 간 건 관료 출신에게 경제 수장을 맡겨놨기 때문"이라며 "관료 출신보다는 현실감각 있는 인물이 경제 수장으로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누가 이번 대선에서 승기를 잡는 것과 관계없이 새 경제 수장 후보군으로 두루 거론된다.
학자 출신인 이 총재는 윤 정부에서 통화 정책 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해외 인사들과의 화려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물이다. 이 총재의 이런 이력은 저성장 기조와 내수 부진은 물론 대외 불확실성이 큰 경제 상황을 끌어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하다 (재무부로) 옮겨 오지 않았냐"며 "현재로썬 이 총재가 경제 수장으로 옮겨오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정부가 거시 정책을 너무 못하다 보니 지금은 매크로 정책을 잘 이끌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관료 출신을 경제 수장으로 앉히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