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에 화들짝…100여 부품사 ‘멕시코 엑소더스’ [풍전등화 車 산업中]

입력 2025-03-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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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공급망 재편 임박…국내 100여개사 관세 영향권
멕시코 연간 車생산 380만대…글로벌 완성차 북미 수출 거점
관세 부과 우려에 투자 올스톱…공장 이전·현지협력사 검토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멕시코에 공장을 둔 전기차 배터리 부품기업 B사는 ‘트럼프 관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유예 중인 관세를 예정대로 4일(현지시간)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미 멕시코 생산기지에 추가 투자하던 건들은 ‘올스톱’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멕시코나 다른 국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부품사들은 본국(미국)으로 공장을 옮겨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1순위 조정 대상은 멕시코다. 값싼 노동력과 미국과의 근거리가 장점인 멕시코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북미 수출을 위한 생산거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관세로 멕시코에서 공장을 유지해야 할 명분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세계 100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기업 중 90개사 이상이 진출해 연 380만 대가량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90% 이상은 수출용으로 파악된다.

최근 일본 닛산자동차는 미국이 멕시코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멕시코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다·혼다 등 다른 업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관세 장기화시 부품 및 차량 생산의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닛산과 GM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분석한 미국 관세 영향 노출 정도에서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관세 영향 노출 정도가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과 함께 ‘중간’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해 보이지만 부품사가 받는 충격은 또 다른 얘기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코트라에 따르면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부품 기업은 100여 개사에 달한다. △유라(하네스) △만도(브레이크·조향장치) △코오롱인더스트리(에어백) △화성 오토모티브(고무부품) △한온시스템(열관리솔루션) 등 1차 협력사를 비롯해 △CTR멕시코(조향·서스펜션 장치 부품) △한서(원단·가죽) △코다코(알루미늄 캐스팅) 등 2차 협력사와 △GS칼텍스(플라스틱 레진) △국동(냉각수) △삼우 금형(금형) 등 3차 협력사까지 수많은 기업이 포진해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지 혹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협력업체로 변경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미국에 공장을 둔 평택 소재의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 기업은 관세 리스크 대응으로 미국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도 미국 현지 생산 공장을 활용해 대응하는 게 맞다고 보고 (우리 회사의) 미국 현지 공장 쪽으로 주문을 늘리고 있다”며 “소재 같은 경우도 웬만해선 미국에서 조달하는 방법으로 일단 관세 정책에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본격화하면 기업들의 멕시코 투자부터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멕시코의 자동차부문 외국인직접투자(FDI)는 72억 달러(약 10조5190억 원)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코트라는 “멕시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의 80% 이상이 미국향으로 미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다”며 “향후 멕시코 진출을 결정하는 기업들은 정책적 불확실성, 미국의 멕시코를 통한 중국 우회 수출 문제 제기, 생산비용 증가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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