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눈물…통곡으로 가득 찬 무안공항

입력 2024-12-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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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발생 이틀, 유족들 공항에서 계속 대기
공항 1‧2층에 임시 쉼터 100동 이상 설치돼
적십자 등 전국 여러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
유족 뜻에 따라 1층에 합동분향소 설치 예정

▲30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2층 로비에 모여 있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 (이민재 기자 2mj)
▲30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2층 로비에 모여 있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 (이민재 기자 2mj)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해.” “고생만 하다가 간 휴가였는데….” “이게 우리 OO이 영상이야. 어떡해 이게 무슨 일이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인 30일에도 무안국제공항 곳곳에서는 아직 가족을 떠나보낼 수 없는 유가족들의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유가족협의회 측이 유가족과 소통하기 위해 공항 청사 2층에 마련한 간이 좌석 약 200석에 앉은 유가족들은 침울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넓은 공항 로비는 유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노란색 임시 쉼터로 가득 찼다. 대한적십자사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지원한 임시 쉼터는 1층, 2층을 더해 100여 동 넘게 설치됐다.

참사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만큼 첫날보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공항을 짓눌렀다. 그럼에도 유가족들의 울음은 그치질 않았다. 한 유가족은 10여 분 넘게 오열한 끝에 구급대원에 인계돼 이송되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이번 참사로 희생당한 아동이 동요를 부르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을 반복해 재생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소식을 듣고 뒤늦게 달려온 한 유가족 역시 먼저 와있던 유가족을 만나자 눈물을 쏟아냈다.

수많은 유가족이 모인 만큼 곳곳에서 나눔의 손길도 이어졌다. 먼저 제주항공은 유가족들을 위해 물, 음료, 위생용품 등을 지원했다. 이밖에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 대한적십자사 등 여러 단체도 게이트 인근에서 도시락, 컵라면 등 식음료 등 여러 물품을 제공했다.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쉘터가 마련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쉘터가 마련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가족을 잃은 침울한 마음에 더해 사고 현장 수습, 신원 확인 등에 대한 상황이 명쾌하게 공유되지 않자 곳곳에서는 고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단순하게는 조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브리핑에서 소리가 모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항의부터 신원 확인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 시신 인도를 요구하는 전화 태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유가족들 앞에서는 관계자 모두 관련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죄송하다”는 말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나원호 수사본부장(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이 훼손된 시신에 대한 조사 상황을 발표할 때는 유가족 측의 항의성 질의가 쏟아졌다. 신원 확인이 늦는 것은 물론 아직 인도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데서 오는 답답함 때문이었다.

나 본부장의 브리핑 당시 유가족 측 곳곳에서는 “그래서 언제 시신을 인도받을 수 있냐”, “먼저 신원 확인이 된 시신은 우선적으로 인도받을 수 있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나 본부장은 “시신들이 온전치 않아 DNA 검사를 수백 번 진행해야 한다”며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확실하게 인도 가능한 시점은 모든 DNA가 확실히 확인된 뒤”라고 못 박았다. 수습한 모든 시신에 대한 DNA 검사가 완료되는 시점은 약 10일 뒤인 내달 8일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청사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2216편으로,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hyunho@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청사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2216편으로,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등 여러 국회의원도 무안공항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를 전했다.

우 의장은 “국가가 해야 될 가장 첫 번째 일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인데 그 일을 못 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며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과 함께하고 이 장례 절차를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잘 치르고, 진상도 제대로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유가족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유가족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편 이날 유가족협의회는 무안공항 1층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합동분향소를 차리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무안공항에서 5km가량 떨어진 무안 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는 유가족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유가족 대다수 의견은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만들어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조만간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본격적인 신원 확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다음 주 수요일부터 장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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