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범행 강제퇴거’ 시리아인…法 “보호명령 위법해 국가가 1740만원 배상”

입력 2024-10-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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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정신적 위자료 100만원 지급” 판결
2심 “국내서 소득 얻을 수 있었을 것임이 타당”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무면허운전, 방화예비 등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져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던 국내 체류 시리아인에게 국가가 재산상·정신적 손해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1-2민사부(재판장 황순교 부장판사)는 2일 시리아 아랍 공화국 국적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국가가 정신적 위자료 100만 원에 더해 재산상 손해 174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12년 4월 단기방문(C-3) 비자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해 난민인정을 신청했지만 불승인됐고, 2015년 재신청을 통해 ‘난민 불인정 결정 및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다.

그 사이 A 씨는 2014년 2월 도로교통법(무면허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2019년 10월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 위반, 도로교통법(무면허운전) 및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일반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정부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이같은 범죄 행위를 저지른 A 씨에게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내렸다. 보호명령은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즉시 송환할 수 없을 경우, 일시적으로 보호하도록 하는 명령을 말한다. 이에 따라 A 씨는 2020년 7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다.

A 씨는 수감 중이던 2021년 9월 법원에 ‘보호명령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담당 공무원이 ‘강제퇴거집행을 위한 보호명령서’가 아닌 ‘심사결정을 위한 보호명령서’를 잘못 출력해 A 씨에게 전달했다며 “이 사건 보호명령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A 씨는 위법한 보호명령으로 일실수익 6382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와 5000만 원 상당의 정신적 손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위법행위와 일실수익 사이에 인과관계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신적 손해배상액 100만 원을 A 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는 원심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A 씨가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기 전후 시기부터 10년 가까이 근로해 왔다”며 “국내에서 일용노동자로서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이어 “다만 보호명령 자체는 정당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해 재산상 손해를 약 1740만 원으로 책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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