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향방 결정할 통화정책 비둘기파 vs. 매파

입력 2024-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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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8.22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8.22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시장에서는 ‘인하’로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에서 나아가 추가 인하 횟수와 그 폭을 점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에 혈안이 돼 있는 정부의 기조를 고려하면 11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통위의 결정에 많은 이목이 쏠리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언급되는 ‘비둘기파’, ‘매파’라는 단어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한은 인천본부는 과거 용어설명을 통해 “새의 이미지가 상징하듯 어떤 현상에 대한 이해 및 입장표명에 있어서 상반된 성향 또는 견해를 가진 정책입안자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할 책무가 있는데,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울 때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매파’, ‘비둘기파’로 나뉜다. 이때 매파는 ‘상대적으로 중장기 인플레이션 관점에 보다 역점을 두고 긴축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려는 입장’에 무게를 둔다. 비둘기파는 ‘경제성장세 확대·유지 필요성에 치중해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고자 하는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3.50%)를 동결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전원일치였다. 대신 3개월 시계의 포워드가이던스에서는 금통위원 4명이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회의 결과를 놓고 3개월 시계에서도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매파’ 금통위원에 대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보고서를 장용성 위원을 ‘매파’로, 황건일·신성환 위원을 ‘비둘기파’로 각각 예상했다. 3개월 시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의견을 밝힌 4명에 대해서는 황건일·신성환·유상대·김종화 위원으로 추측했다. 장용성·이수형 위원은 3개월 시계에서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을 것으로 점쳤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금통위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신성환 위원이 ‘매파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신 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펼친 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면 “스탠바이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스탠바이’의 의미를 묻는 말에 “기다리고 있다가 (금융당국의 조치 효과를) 보고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올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는 10·11월 단 두 차례 남았다. 일각에서는 8월 금통위를 ‘매둘기(매+비둘기)’라고 평가했다. 3개월 시계 인하 의견 4명(비둘기파)과 이창용 총재의 기자회견(매파) 메시지가 혼재돼 있다는 것이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치열했던 회의 내용을 담은 8월 금통위 의사록은 이달 10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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