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코인은 사기 누가 만들었나

입력 2024-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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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사기다”

국내 코인(가상자산) 투자자가 600만 명이 넘은 지금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이 나오게 된 원인을 따져보면 코인이 아닌 사람에 있다. 코인을 이용해 사기를 저지르는 사람 때문에 애꿎은 코인만 오명을 썼다.

지난해와 올해는 국내 코인 시장에서 중요한 시기였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가상자산법) 입법이 급물살을 타고 시행까지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상자산법 시행이 빠르게 진전된 배경에는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모두 투자자 피해가 전제돼 있다는 점은 여지가 없다.

지난해 6월 국내 가상자산 예치운용업체가 일방적으로 출금을 중단했다. 검찰은 올해 3월 업체 대표 A 씨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는 피해자 약 2800명으로부터 총 2450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업체는 고객들에게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10%가 넘는 이자 지급은 물론 원금보장이라는 파격적 마케팅으로 자사 상품을 홍보했다. 또한 “금융 당국으로부터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 중 예치ㆍ랜딩 서비스를 운영하는 유일한 가상자산 전문 기업”이라는 내용의 홍보성 문구를 사용했다. 마치 예치ㆍ랜딩 사업을 당국에서 허용했다는 것처럼 보인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명시된 업무에 범위에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업체가 실제로 신고한 업무 범위도 예치ㆍ랜딩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결정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도 이 업체의 출금 중단사태 이전부터 가상자산 예치 및 랜딩은 신고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공지해왔다. 해당 업체는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은 자금세탁에 치중돼 있어 산업 전반을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잘못 만든 법은 안 만드니만 못하다.

2017년 12월 28일 ‘<가상화폐 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듬해 1월에는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까지도 목표로 하는 법무부 안을 마련했다”고 말하며 비트코인이 급락했다. 이에 국민청원 참여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투자자 방향성은 정부 발언과 행동에 기인한다.

업권법인 가상자산법이 시행됐다는 건 정부도 가상자산 업계를 하나의 산업으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고자하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가상자산법은 불공정거래 행위 규제에 초점을 뒀다. 불공정거래 행위가 척결될 거라는 기대감이 투자자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잘못된 행위를 한 당사자는 정확하고 철저히 처벌하고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로 선다. 코인은 사기가 아니다. 사기에 코인을 이용하는 사기꾼이 많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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