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엔저…엔·달러 환율, 또 37년 반만의 최고치

입력 2024-07-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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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서 한때 161.72엔까지 치솟아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 여파
일본 1분기 경제성장률 하향도 악영향
이달 말 국채 매입 축소 규모가 변수

엔저 움직임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또다시 37년 반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일본은행(BOJ)의 개입 여부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61.72엔까지 치솟으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은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을 넘고 나서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은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미국과 일본 금리 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달러를 매수하고 엔을 매도하는 방향이 우세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전날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형사 기소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놨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트럼프 재선 시 추가 관세와 감세 확대 등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국채 매도로 이어지면서 금리를 떠받쳤다.

일본의 불투명해진 경제 전망도 엔저를 부추겼다. 전날 일본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기준)을 종전 제시한 마이너스(-) 1.8%에서 -2.9%로 대폭 하향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정된 GDP 증가율은 현재 기준금리 인상이 정당한지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데이터를 보면 일본은행이 2분기 반등을 확인한 다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12% 하락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조심스러운 상황인 데다 모든 관심이 미국 달러에 쏠린 상황인 탓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저에 제동을 걸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선 일본은행이 이달 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발표할 국채 매입 축소가 엔저를 막을 수단으로 남았다.

그러나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알레스 쿠트니 글로벌 채권 수석은 “7월 회의에서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가 현재의 월 6조 엔(약 52조 원)에서 5조5000억 엔(약 47조 원)이나 5조 엔 수준으로만 축소돼 기대에 못 미치면 시장은 엔·달러 환율을 다시 170엔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4월 말 있었던 일본은행의 엔화 대량 매수가 반복돼도 엔저를 늦추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양적긴축 약속이 없는 외환시장 개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두 개의 전선 중 하나라도 실망을 안기면 엔·달러 환율은 한 방향(엔저)으로만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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