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옥죄기에 아시아 무역지도 바뀐다

입력 2024-05-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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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4월 대미 수출 80% 급증
대중 수출은 감소 추세 지속
한국·일본도 미국 비중 날로 커져
아시아 기업들, 대중 투자 대신 동남아·미국에 투자 늘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기자동차에서부터 배터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발표하는 등 전방위적 중국 옥죄기 조치에 나서면서 아시아 공급망 재편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월 기준 대만의 대(對)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0% 넘게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 4월까지 미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은 중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을 넘어섰다. 반면, 중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은 계속 줄어들면서 대만 전체 수출에서 한때 44%를 차지했던 중국(홍콩 포함) 비중이 올해 30.7%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최근 대중국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미국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2018년 말 12%에서 올해 4월 19.3%로 늘어난 반면 중국(홍콩 포함)은 2018년 말 34.4%를 찍은 후 지난달은 23.1%로 감소했다. 일본도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018년 말 24.2%에서 올해 3월 말 22.2%로 줄어들었다. 필리핀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일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명령하는 문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일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명령하는 문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겠다며 무역법 301조에 따라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배터리부품 등 180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다. 이 당시에도 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동남아 지역의 대미 수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었다.

기업들의 대중 투자심리도 변했다.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3% 정도만 중국을 ‘최고의 투자처’라고 답했는데, 이는 2021년 같은 조사에서 받은 응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로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현대자동차는 충칭 공장을 매각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수출 흐름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대중 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에 투자하고, 한국과 대만, 일본 기업들이 첨단 기술산업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을 활용하려고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투자 방향을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해왔던 대만 기업들은 자신이 미·중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되자 대중 투자를 대폭 줄였다. 그 결과 2010년 146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대만의 대중국 투자액은 지난해 30억 달러(약 4조365억 원)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Natixis)의 트린 응우옌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에 이어 투자 전쟁을 반영하는 역내 전반의 흐름”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러한 흐름을 마냥 손 놓고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고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동남아에 대한 투자를 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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