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통화정책 환경 재점검’ 시사했는데…시장은 벌써 ‘금리 인하’

입력 2024-05-16 16:02 수정 2024-05-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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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이달 23일 열릴 예정…경제전망도 함께 발표
이창용 총재, 최근 해외 출장지에서 “국내외 경제 점검해야”
시중 통화량, 한 달 새 64조 늘어…대출 수요·투자대기 자금 늘어

통화정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심리가 ‘금리 인하’로 쏠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해외 출장지에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재점검을 시사한 것과 달리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pivot)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통화정책과 시장의 괴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MF 등 투자대기 자금 확대…통화승수 다시 15배 육박

▲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7.73포인트(2.16%) 오른 2734.36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7원 내린 1360.1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7포인트(0.66%) 상승한 871.26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7.73포인트(2.16%) 오른 2734.36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7원 내린 1360.1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7포인트(0.66%) 상승한 871.26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 계절조정계열)은 3994조 원으로 전월대비 약 64조 원(1.6%) 증가했다. 증가율은 2009년 2월(2.0%) 이후 15년 1개월 만에 가장 크다. 이 추세라면 M2 규모가 4월에는 40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투자 대기성 자금, 기업대출 등 민간신용이 확대되면서 M2 규모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3월 경상수지는 전월보다 7000만 달러 증가한 69억3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5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다.

주목할 점은 투자 대기 자금 성격으로 해석되는 단기성 상품의 잔고가 늘었다는 것이다. 3월 기준으로 M1(협의통화)에 포함된 금융상품인 현금통화(2조6912억 원), 요구불예금(5조8562억 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8조6107억 원) 모두 2월 증가폭을 웃돌았다.

M2에 포함되는 금융상품인 MMF는 2월(89조1205억 원)에서 3월(99조8477억 원)으로 10조 원 이상 증가했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도 같은 기간 12조8784억 원 늘었다.

대출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는 것도 통화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대출은 11조9000억 원으로 전월(10조4000억 원)에 이어 10조 원을 웃돌았다. 대기업 대출(6조5000억 원)은 4월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집계됐다. 4월에 대기업 대출이 가장 크게 증가했던 시기는 2020년 4월(11조2000억 원)이다.

이에 올해 3월 통화승수는 14.9배로 집계됐다. 작년 11월 15.1배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통화승수는 한은이 1원(본원통화)을 공급했을 때 시중 통화량(광의통화, M2)이 몇 배 늘었는지, 즉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했는 나타내는 지표다. 통화승수가 14.9배로 나왔다는 의미는 한은이 100만 원을 공급했을 때 시중 통화량이 1490만 원으로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량이 증가한 것은 과거와 달리 시장의 수요, 다시 말해 대출로 볼 수 있는 기업 등 민간에서 통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MMF 등 투자 대기 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 통화정책 주변 여건 재점검 시사…이달 금통위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통화량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달 23일 예정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해외 출장 중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딜레이(지연), 우리 경기지표(1분기 GDP)가 생각보다 좋게 나온 것,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가 가라앉으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 커진 것이 우리 통화정책에 주는 함의가 크다”며 “그것에 대한 답을 얻고 싶지만 저희가 현재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을 둘러싼 국내외 경제 변수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한은과 시장의 괴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통화정책 재점검’이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이 총재의 발언 및 통방문은 매파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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