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1억 더 받습니다”…서울 반등장 조짐에 몸값 높이는 강남 보류지

입력 2024-03-18 16:06 수정 2024-03-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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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경. (네이버로드뷰)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경. (네이버로드뷰)

집값 침체로 콧대를 꺾었던 재건축 조합이 보류지 몸값을 높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반전 조짐을 보이자, 강남지역 보류지 수요가 늘면서 일찌감치 가격을 올려 부른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재건축 조합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입찰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최근 상황이 급반전한 모습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은 지난 15일 보류지 매각 재공고에서 잔여 가구 6가구의 매매 기준가격을 5000만~1억5000만 원씩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일 공고에선 21억~22억 원 선에 매매가를 책정해 총 16가구 매각을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11일 만의 재공고에선 집값을 훌쩍 올렸다. 매각 대상 가구는 모두 전용면적 59㎡형으로 지난 15일 기준 6가구다.

조합 공고에 따르면 151동 1205호는 기존 공고에선 21억 원에 등록됐지만 새 공고에선 5000만 원 오른 21억5000만 원에 등록됐다. 바로 옆 가구인 151동 1206호는 기존 가격 대비 1억 원 오른 22억 원으로 책정됐고, 같은 동 1606호는 기존 2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 비싼 22억5000만 원에 재공고됐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지난 4일 공고 이후 10가구가 팔렸다”며 “지금도 (매매 관련) 전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류지 추가 수요를 예상하고 가격을 올렸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59㎡형 실거래가는 지난해 말 기준 최저 22억 원 수준이다. 이달 초 매각 공지에선 시세보다 5000만~1억 원가량 낮은 수준으로 몸값을 책정했지만, 수요가 확인되고 서울 집값도 반등 조짐을 보이자 직전 실거래가보다 집값을 올린 것이다.

이렇듯 시장상황에 예민한 재건축 조합들이 보류지 몸값을 올려 받는 사례는 최근까지도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3구역 재개발(더샵파크프레스티지) 조합은 전용 59㎡형 최저 입찰가격을 10억5000만원으로, 전용 84㎡형은 13억5000만 원으로 책정해 공고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고 당시보다 평형별로 5000만 원씩 몸값을 낮춘 금액이다. 전용 59㎡형의 최초 공고 금액은 지난해 1월 기준 1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 년 만에 2억5000만 원이나 낮춘 셈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핵심지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예상되자 조합이 먼저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는 바닥을 찍고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상승 추세를 보이니까 시세 대비 약간 오른 수준에서 보류지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관련 통계지표는 상승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부동산원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45%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하락(-0.18%)한 이후 3개월 만의 반등세다. 또 주간아파트값 변동률 기준으로도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으로 0.01% 하락을 기록해 보합(0.0%) 전환을 눈앞에 뒀다.

다만, 강북지역 등 서울 전역으로 집값 반등 온기가 퍼지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색13구역 재개발(DMC SK뷰아이파크포레) 조합은 지난 15일 보류지 입찰 공고에서 전용 84㎡형 기준 입찰 시작가를 9억5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최고 매도 호가 13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 교수는 “강북지역은 아파트 거래량 상승세나 집값 상승 폭이 아직 강남보다 약하다”며 “3분기 이후가 돼야 온기가 강북까지 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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