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비중 늘리는 HMM…업계에선 찬반 엇갈려

입력 2024-02-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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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026년까지 벌크선 55대로 확대
벌크선 확보 통해 선종 다변화 기조 세워
“업황 안 좋은 시기에 리스크 크게 키우는 것”
“과거 대비 벌크선 비중 작아…적절한 투자”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의 모습. (사진제공=HMM)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의 모습. (사진제공=HMM)

HMM이 현재 35대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을 2026년까지 55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벌크선 사업 확대로 컨테이너선 실적 악화를 방어한 것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크선 비중을 급속히 늘리는 것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벌크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2341억 원, 18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143.6%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컨테이너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874억 원, 114억 원으로 각각 47.1%, 99.1% 급감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이 지속 약세를 보인 가운데 벌크 시장은 유조선 시황 상승 등의 수혜를 받으며 이익이 늘어났다. 이에 HMM은 지난해부터 밝혀온 벌크선 비율 증가를 통한 선종 다변화 기조를 지속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의 HMM 인수가 무산된 것도 이러한 기조를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림에 인수될 시 HMM은 주력인 컨테이너선, 팬오션은 벌크선 위주의 투트랙 경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인수가 무산되며 HMM의 선종 다변화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HMM의 기조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반대하는 쪽에선 장기적으로는 벌크선 비중을 늘려 선종 다변화를 하는 것이 틀린 선택은 아니지만, 적절치 않은 시기에 비중을 급격히 늘린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황이 향후 몇 년간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가리지 않고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급격히 투자를 늘리는 기조는 리스크를 필요 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며 “이미 HMM의 벌크선 비중이 2년 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라 속도 조절의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HMM의 벌크선 비중은 2021년을 기점으로 지속 증가해왔다. 2021년 5%에 불과하던 벌크선 비중은 2022년 6%, 2023년엔 15%로 3배 늘었다. HMM은 현재 벌크선 35대를 보유한 상황인데, 2026년까지 벌크선을 55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앞으로도 1.5배 넘게 선박 수가 늘어나게 된다.

시기도 좋지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벌크선 해운업체인 팬오션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후티 반군으로 인한 홍해 리스크로 컨테이너운임지수가 급등한 것과는 달리 벌크선 운임지수인 발틱해운운임지수는 이와 관계없이 하락세를 지속한 것도 한몫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틱해운운임지수는 연평균 1161포인트로 지난해 대비 9%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벌크선 비중 강화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벌크선이 컨테이너선보다 안정적인 측면이 강한 것은 물론 최근 몇 년간 HMM이 벌크선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은 맞지만, 과거 현대상선 시절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비율이 6대4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관점에서다.

벌크선 비중 강화에 긍정적인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글로벌 해운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감하며 매출에 많은 타격을 받았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벌크선 비중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컨테이너선은 1년 단위의 계약을 맺은 데 비해, 벌크선은 5~10년 장기계약 중심으로 계약이 이루어져 운임 등락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어 업계 관계자는 “HMM 등 해운업체들은 업황이 나쁜 상황 속에서 친환경선으로의 선박 세대교체라는 과제도 함께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선박 교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 고통을 일정 부분 감내해서라도 교체 과정에서 벌크선 비중을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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