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살리기 위해 감세 바람직…세수 보완 대책도 마련해야" [감세로 경제활력]

입력 2024-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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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감세 정책' 전문가 진단…"기업에 좋은 환경 만들어줘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감세' 기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줄어든 세수를 다시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감세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줄어든 세수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감세 정책에 대해 "아무래도 지금 경기가 안 좋으니까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를 늘려야 하고, 기업에 세금을 깎아줘서 경기가 좋아지면 또 세수가 늘어날 수가 있어 바람직하다"며 "출산율도 줄어들고 저성장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우리가 높게 세금을 매기면 (기업들이) 전부 다 외국으로 나가버리고 결과적으로 세수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옛날에는 '고(高)성장을 했기 때문에 세금이 높더라도 국내에서 투자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세금이 높으면) 기업들이 빠져나가게 돼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낮춘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높은 세금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에 정부 지출을 좀 자제하면서도 감세하는 방향이 맞는 방향"이라며 "결국 경제는 민간이 힘을 갖고 비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서 활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완화하고 감세를 해서 기업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당국에서도 정부의 감세 기조가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민간 중심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를 살려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 투자 확대-고용 증대-세수 증대라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경기 상황이 어려워 감세에 따른 효과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향후 경제가 좋아지면 투자 늘고, 고용이 늘어 그 효과는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작년 세수 결손은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 실적 부진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감세 정책의 영향은 별로 없다. 다만,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감은 올해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낙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낙수효과를 기대하면서 출범 초부터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낙수효과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며 "오히려 저소득층,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성장률이 제고되는 분수효과가 작용했다. 정부 의도와 다른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분배구조가 악화되면 성장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분배구조가 개선되면 성장률이 개선되는 자체 연구 결과에 기반했을 때 윤석열 정부가 소위 '부자 감세'를 취하는 것은 분배구조에 있어서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당면하고 있는 경제 성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를 가급적 차단하면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고소득자, 대기업에 과세해서 거둬들인 세금을 통해 물가 안정과 분배 성장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세로 인해 줄어든 세수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과세가 되면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게 맞고, 반대로 과세를 줄이면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는 것은 당연한 원리"라면서도 "재정으로 뭔가 해야 할 게 있을 때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법인세를 내린다면 그 빈자리는 어떻게 메울 것인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면 그를 통해 걷도록 한 세금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며 "기업의 부담을 깎아준다고 하면 다른 곳은 올려야 한다. 금투세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증권거래세를 다시 살리는 등 세수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윤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 등 감세 정책을 직접 언급하는 것과 관련해선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강 교수는 금투세 폐지에 대해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며 "금투세는 이미 여야 합의로 도입을 확정하고, 한 차례 유예했다가 다시 연기한 상태에서 폐지까지 가는 것은 정치 책임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입장에선 다소 여력이 있는 금융자산가에 금투세를 과세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추진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리고, 서민들의 삶을 좋게 하는 일은 정부가 하는 일"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금투세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 그동안 손을 놓고 있으라는 얘기와도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총선은 물론 대선, 지방선거 때마다 정치적이라며 하지 말라고 하면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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