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아니면 외면”…태영 워크아웃 사태에 중견사 청약 물량 ‘된서리’

입력 2024-01-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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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비(非) 브랜드 단지 외면 심화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이투데이DB)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이투데이DB)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새해 중견 건설사 청약 물량이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시공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이 휘청이자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이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 청약에만 쏠린다. 연말 부동산 PF 부실 사태 확산으로 가뜩이나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 태영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소·나홀로 단지 외면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북 울진군 ‘후포 라온하이츠’는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다. 60가구 규모 나홀로 단지임을 고려해도 1순위 신청자가 한 명도 없는 것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 광역시나 지역 핵심도시의 청약 상황도 마찬가지다. 부산 사상구에서 지난 2~4일 분양한 ‘보해 썬시티 리버파크’는 총 208가구 모집에 17명만 지원했다. 이 가운데 일부 평형(전용 79A·75C㎡형)은 단 한 명의 청약자도 없었다. 또 경기 부천시 ‘역곡역 아테움 스위첸’은 3~5일 청약자를 받았지만, 26가구 모집에 92명이 접수해 3.52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서울에서도 중소 건설사 브랜드 단지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강동구에서 지난달 26~28일 분양한 ‘에스아이팰리스 강동센텀Ⅱ’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청약을 받은 양천구 ‘어반클라쎄 목동’은 각각 5.9대 1과 7.6대 1 등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렇듯 지난달 28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선언 이후 분양에 나선 중소 건설사 단지들이 일제히 부침을 겪으면서 앞으로 대형사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복수의 중견 건설사 위기론이 공공연히 확산 중인 만큼 위험을 피하려는 청약자의 대형사 선호가 더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초 분양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는 분양 시장에서 선방하는 모습이다. 3~5일 포스코이앤씨가 분양한 충남 아산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는 646가구 모집에 3만3969명이 몰렸다. 이에 평균 경쟁률도 52.6대 1을 기록하면서 모든 평형에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앞서 부동산 시장에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중견 건설사 기피가 이어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형사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만에 하나 시공사가 워크아웃으로 사업을 접거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 공사 지연으로 준공과 입주가 미뤄지고, 공사 지연 기간은 고스란히 조합의 금융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4년 부동산 10대 이슈’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비중은 지난해 30.4%에서 올해 51.3%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시장 내 대형사 브랜드 단지 선호 현상이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수도권 분양 단지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 하겠지만, 지방 분양 단지는 확실하게 브랜드 이미지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군소도시에선 아파트 브랜드와 시공사 기업 규모 등에 대한 선호가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고, 수도권에선 단지 입지와 분양가격이 브랜드보다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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