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SBS 지분 매각 등 알맹이 빠진 자구안'…워크아웃 개시 먹구름

입력 2024-01-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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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설명회장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설명회장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강한 자구 노력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 SBS 지분 담보 제공·매각 계획과 윤세영 창업회장 등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등이 제시되지 않아 채권단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3일 산업은행에서 진행된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자구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를 매각해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계획도 내놨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재구조화와 추진사업 조기 정상화 등의 추진 계획도 제시했다.

아울러 윤 창업회장은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사력을 다해 태영건설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관심 사항인 SBS 지분 담보 제공·매각,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창업회장은 관련 질의응답이 나오기 전에 자리를 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에코비트와 블루원 매각과 함께 오너 일가의 3000억 원 수준 사재 출연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이 담겨야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태영그룹 측이 워크아웃 신청 직후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채권단 일각에서 자구 노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최소한이라도 SBS 지분을 내놓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금융당국은 "다음날 상거래 채권을 결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지만,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돌아 상거래 채권 1485억 원 가운데 외상매출담보대출 451억 원을 갚지 않았다. 워크아웃 신청 시점부터 유예되는 금융채권으로 판단해 결재하지 않았다는 게 태영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에 워크아웃 신청으로 최악의 상황을 일단 모면하자 채권단과의 약속을 시작부터 어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태영그룹 측이 워크아웃 개시 후 자구안을 충실히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생기면서 이행 장치 마련에도 들어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가기 전에 이사회 결의 등 자구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겠다는 확약을 추가로 해야 할 것"이라며 "자구안 관련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SBS 지분 관련 내용이 자구안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윤 창업회장의 SBS 지분 보유 의지가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논의하다가 상대적으로 강도가 더 높은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된 것도 채권단의 SBS 지분 매각 요구 등을 태영그룹 측이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날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부결되면 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이날 채권단 설명회 이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윤석 TY 홀딩스 전무는 "사재출연은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금융채권자협의회까지 준비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SBS 지분 매각은 충분히 제시될 수 있는 방법론이지만 법적 제약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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