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퇴근러’가 ‘기후동행카드’를 알차게 쓰는 법 [이슈크래커]

입력 2023-12-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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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서울5호선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5월 18일 서울5호선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시가 내년 1월 27일부터 ‘기후동행카드’ 첫선을 보입니다.

기후동행카드는 간단히 말해 서울시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입니다. 기후·교통 환경변화에 맞춘 친환경 교통혁신 정기권으로서 전국 최초로 시행되죠.

서울시는 새해 첫날인 내년 1월 1일부터 기후동행카드 시범 사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운영 구간에도 이 카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시스템 개발 등을 이유로 개시일을 다소 늦췄습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내 지하철역이 407개 정도 있는데 코레일 구간이 20%를 차지한다”라며 “이 구간만 한 달 정도 늦게 시작하면 시민 혼란과 불편이 예상돼 1월 27일로 출시일을 잡게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애초에 5월 말 예정됐던 시범 사업 기간도 6월까지 연장됩니다.

교통비가 올라 시민 고충이 커지는 상황에서 등장한 만큼, 카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언제, 어디서 이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이득인지, 또 한계는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3월 15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3월 15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시 버스·지하철 무제한 이용…다양한 교통수단 연계

시범사업 기간부터 기후동행카드로는 서울 지하철 1∼9호선과 신림선, 우이신설선,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서울~김포공항까지 모든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분당선의 경우 요금 체계가 달라 이용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합니다.

버스도 서울시 시내버스, 마을버스 모두 무제한으로 탈 수 있죠. 그러나 경기·인천 등 다른 시도 시내버스와 요금체계가 다른 광역버스와 심야버스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요. 시는 다양한 옵션 요금제를 지속해서 개발할 방침입니다. 내년 9월부터 한강에서 운항하는 리버버스도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죠.

또 당장 내년 1월 27일부터는 아니지만, 인천시·김포시 등 인근 생활권 지자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인천시와 광역버스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맺었고, 이달 7일에는 김포시와 김포골드라인 및 김포 광역버스 참여 협약을 체결했죠. 서울시는 내년 시범 기간 안에 인천시민 김포시민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김포시와 운송손실금 분담, 시스템 변경 등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15일 서울 9호선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3월 15일 서울 9호선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요금제 뭐 있나…나한테도 이득일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가격’입니다. 과연 일반 교통카드를 쓰는 것보다 내게 ‘이득’이냐는 건데요.

먼저 기후동행카드는 총 2개 요금제로 출시됩니다. 6만2000원 권과 6만5000원 권, 3000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두 요금제가 준비돼 있는데요. 6만5000원 권에는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시는 6만5000원 권만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따릉이를 타지 않는 이용자 수요도 있을 것으로 판단해 6만2000원 권을 추가했습니다. 이에 6만2000원 권을 구매한다면 따릉이는 이용할 수 없는데요. 자전거를 타기 좋은 봄·가을 등에만 3000원을 추가한 이용권을 구매해도 됩니다.

앞서 수도권 지하철 요금은 10월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 바 있습니다. 왕복으로 계산해보면 2800원인데, 평일에 출퇴근만 해도 한 달에 6만 원에 달하는 돈이 나가죠. 여기에 다른 호선으로 환승하거나, 버스로 갈아탄다면 더 많은 교통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윤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민이 대중교통을 한 번 이용할 때 드는 평균 비용은 1525원”이라며 “한 달 20일 정도를 출·퇴근 기준으로 쓴다는 기준을 잡아, 40회 이용 금액인 6만 원 정도로 정기권 가격을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즉 기후동행카드로 매달 41번 이상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실질적으로 이득인 셈입니다. 주중, 주말 모두 대중교통을 활발히 이용하거나 서울 내에서 환승을 자주 하는 시민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이죠. 매달 대중교통뿐 아니라 따릉이 한 달 정기권(30일 기준 1시간 이용·5000원)까지 결제해 이용하고 있는 시민이라면, 6만5000원 권을 구매해 사용해도 이득입니다.

▲기후동행카드 이미지. (사진제공=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이미지. (사진제공=서울시)

실물·모바일카드 이용 가능…후불 교통카드에 탑재 방안도 검토

기후동행카드는 시범사업 시작 5일 전인 내년 1월 23일부터 실물카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 내 고객안전실에서 현금 3000원에 판매합니다. 현재 1차 판매분 10만 장 제작을 마치고 배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도 카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실물카드는 역사 내 교통카드 무인충전기에서 현금을 충전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지정한 후 이용하면 됩니다.

스마트폰에 모바일카드도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모바일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월 이용 요금을 계좌이체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지정한 후 이용하면 됩니다. 다만 아직 아이폰에는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아이폰 사용자라면 모바일카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 대중교통 탑승 시와 마찬가지로 승하차 시 단말기에 카드를 찍어야 하고, 환승 하차 시 태그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30일 이내에 다 쓰지 못한다면 수수료 500원을 제외하고 잔액을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시는 시범 기간 내에는 신용카드로 모바일카드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이 기간에는 30일마다 카드를 새로 충전해야 하고, 7월부터 본 사업이 시작하면 대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후불 교통카드에 기후동행카드를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김포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식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김포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식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서울 노선만 포함…경기도·인천 등 시민은 ‘아직’

서울로 출퇴근할지라도 경기도·인천 등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아직 카드를 안 사는 게 좋을 듯합니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상당수가 경기도와 인천 등으로 연결되지만, 기후동행카드의 서비스 범위는 ‘서울 지역 내’ 지하철, 버스에만 제한돼 있기 때문이죠.

서울역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부천역으로 간다는 걸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카드를 가지고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건 문제가 없지만, 부천역에서 이 카드를 찍고 나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부천역의 행정구역이 경기도라서 기후동행카드의 서비스 지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경기 구간 등 지하철역에 하차한다면 개·집표기를 빠져나올 때 추가 요금을 내야 합니다. 혹시라도 깜빡 졸다가(?) 경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는 거죠.

서울시는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판매·충전·환불 등 구체적 이용 정보를 시민들이 쉽게 숙지할 수 있도록 120다산콜센터, 서울시 및 티머니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고요. 지난달 17일 인천시와, 이달 7일엔 김포시와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외에도 다른 인근 지자체가 기후동행카드 참가를 희망하면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입니다. 특히 참여 의사를 밝힌 인천시와 김포시는 내년 4월쯤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도는 기후동행카드와 별도로 ‘The 경기패스’(더 경기패스)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더 경기패스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사용한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정책입니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추진하는 K패스를 기반으로 2024년 7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죠. 서울시 입장에선 잠재적 정기권 최대 수요처인 경기도민이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지 않는 셈입니다.

이에 수도권 시민이라면 기후동행카드, 더 경기패스 등 양 정기권의 서비스 지역과 가격, 이점 등을 잘 따져 보고 구매하는 게 좋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는 수도권 통합 환승제 이후 서울시가 또 한 번 대한민국 교통 분야 혁신을 선도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교통비만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대응, 교통 수요 전환 등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 모두에게 교통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와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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