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중국, 북한에 반도체·배터리 관련 광물 사고 유엔 금수품 팔아

입력 2023-12-06 14:23 수정 2023-12-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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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중국 해관총서 1~10월 데이터 분석
수입 상위 10개 품목 중 5개가 핵심 광물·자재
북한에는 산업기계·강철 등 제재 위반 품목 대거 수출
랜드연구소 “북한의 광물 판매, 경화 확보 목적”

중국이 최근 2년에 걸쳐 북한으로부터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과 관련한 핵심 광물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반대로 올해 들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하던 금수품을 북한에 수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본지가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공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제품 상위 10개 항목(거래액 기준) 가운데 5개가 반도체나 배터리와 연관된 핵심 광물·자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수입한 순으로 △페로실리콘(실리콘 함량 55% 이상) △텅스텐 광석·정광 △몰리브덴 광석·정광(로스팅 제외) △탄화규소 △흑연과 탄소 기반 제품 등이다.

페로실리콘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순수 실리콘에 사용되는 합금으로, 올해 수입은 1억8153만 위안(약 33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중국의 대북한 전체 수입 품목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배터리에 필요한 텅스텐의 광석과 정광도 1억5192만 위안을 기록해 3위에 자리했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텅스텐과 페로실리콘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탄화규소와 흑연 역시 반도체나 배터리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중국은 2021년만 해도 페로실리콘과 탄화규소를 조금 사들이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광물과 자재 수입 규모를 전반적으로 확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수입은 크게 늘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20일 평양 일대를 지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신화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20일 평양 일대를 지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신화뉴시스

반면 지난해까지 일절 수출하지 않던 유엔 안보리 금수품을 올해부터 북한에 팔기 시작했다. 원자로·보일러·기계류를 비롯해 모터나 전기장비, 알루미늄, 강철 등 유엔 제재 결의안 2397호에 포함된 제재 품목이 대거 포함됐다. 2397호는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결의안으로, 현재로선 최신 안건이기도 하다.

안보리는 결의안에 “모든 산업기계(HS코드 84, 85)와 운송 차량(86~89), 철, 강철, 기타 금속(72~83)에 대한 북한으로의 직간접적 공급과 판매, 이전 등을 모든 회원국에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까지 중국의 대북 수출이 제로(0)였던 이들 품목은 올해 작게는 수십만 위안에서 많게는 600만 위안이 훌쩍 넘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광물 수출은 경화(硬貨·언제든 교환 가능한 화폐)를 얻을 방법을 찾으려는 북한의 다른 노력과 일맥상통하다”며 “중국은 북한의 이런 점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느슨한 제재 집행과 대북 지원이 더해지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로 제재된 품목들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북한은 고품질의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중국이 (이번 거래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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