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꿈 같은 직장…자본시장 중요 책임 맡아 영광”

입력 2023-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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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저변 확대·선진시장 발판·트렌드 선도 노력”
“신뢰받는 투명한 시장의 모습 미흡…아쉬워”
“공매도 이슈, 개인투자자 인식 개선·제도 개편 위한 쌍방 소통 필요”
“정해진 계획 없어…자본시장 발전에 도움됐으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꿈 같은 직장이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손병두<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재임 기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 이사장은 최근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본시장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에서 책임을 맡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손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참이던 2020년 12월 취임했다. 임기 동안 코스피는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은 100조 원을 달성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영문공시 확대, 배당절차 개선, ESG 공시 의무 확대 등 다양한 업적을 일궜다. 특히, 손 이사장은 임기 내내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그는 “배당절차 개선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주주를 신경 쓰고 배려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데, 거래소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영문공시 등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손 이사장은 “토큰증권(ST) 시대에 맞춰 디지털증권시장 개설, ESG 관련 투자 문화 확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거래소가 늘 분위기를 선도하려고 노력했다는 것도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한가득하다. 올해 불거진 주가조작 사태가 그렇다. 손 이사장은 “신뢰받는 투명한 시장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보다 앞선 기법으로 시장을 농락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거래소는 진화한 주가조작 기법에 맞춰 시장감시위원회 내부의 조직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 금융감독원, 합수단 등 기관 간의 공조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 이슈도 손 이사장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도 결국 신뢰받는 시장이 아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거래소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리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했다”며 “개인 투자자가 느끼기에 불공평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 공매도가 이뤄지지 않게 예방하는 시스템이나 사후적발 때 강하게 처벌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득하는 등 인식과 제도 개선을 위한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퇴임을 앞둔 손 이사장은 거래소에서 1순위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체질 개선’을 꼽았다. 그동안 거래소는 종이문서 보고를 없애 ESG에 기여했고, 결재 업무와 커뮤니케이션도 업무관리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게 했다. 덕분에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빠른 일처리가 가능해졌고, 보고시간을 못 잡아 쩔쩔매는 일도 없어졌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가 내부적으로 체질 개선하는 쪽으로 애를 써 왔는데, 그런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최근에는 업무 데이터베이스를 클라우드로 관리하는 거래소판 ‘위키백과’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각 부서와 담당자들의 주요 업무를 위키백과처럼 만들고, 담당자가 댓글을 달거나 수정하는 형태로 업무를 집대성해 인수인계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스마트워크 2단계 계획 중 하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손 이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라도 자본시장 발전 측면에서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제 의사와 관계가 없다”며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큰 과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이다. 향후에도 공익적인 측면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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