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럼] 엠제코가 선택한 ‘식탁 위 가치소비’

입력 2023-09-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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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오늘날 소비에서 가장 큰 트렌드가 있다면 가치소비일 것이다. 소비행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른바 ‘착한 기업’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등의 형태로 실천돼, 현재 구매력이 큰 젊은 세대의 주 소비습관으로 자리잡았다.

가치소비는 무분별한 과잉 소비를 지양하는 ‘미니멀리즘’ 문화와 함께 단순한 개념으로 시작해 전체적인 소비를 줄이거나, 환경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성장해왔다. 소비자들은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조금이나마 사회나 환경에 보탬이 되는 제품을 선별하며 가치소비에 임해왔다.

더 나아가 가치소비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도 장려한다. 온라인에서 선행을 한 기업이나 업주에게 돈으로 혼쭐낸다는 뜻의 ‘돈쭐낸다’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소비자들은 구매 단계에서부터 기업들의 윤리성을 평가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부도덕한 논란을 일으킨 기업들은 빠르게 외면을 받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안육 소비도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보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아직까지 친환경 제품 구매에 비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본래 끼니에 먹을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으로 대체해 1인당 소비량을 늘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소비의 범주로 볼 수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이러한 인식은 이미 뚜렷하다. 최근 신세계푸드에서 진행한 대안육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MZ세대 중 절반 이상인 51.9%가 대안육 소비를 가치소비로 인식하고 있고, 설문 응답자 중 71%가 대안육을 소비해야 하는 이유로 환경 보존을 꼽았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MZ세대와 에코(ECO)의 합성어로 ‘엠제코(MZ-ECO)’ 세대라고 일컫는다. 엠제코 세대는 환경보호와 건강관리를 위해 기후위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며 ‘미닝아웃’, ‘비건’과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고, 이들의 ‘플렉시테리언(간헐적 채식인)’ 문화의 확산으로 식문화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식습관을 바꿨을 때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기존의 일회성 구매행위에 비해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가치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 생산과정에서 여전히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대부분의 친환경 제품과 달리 대안육은 육류에 대한 수요를 대체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을 더욱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식품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5%에 해당하는 약 173억 톤에 달하며, 이 중 약 60%가 육류에서 비롯한다. 하지만 이러한 육류에 대한 수요를 대안육으로 대체할 시, 탄소배출량을 약 87%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림으로써 대안육에 대한 인지도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대안육 ‘베러미트’ 론칭 이후 브랜드 협업 마케팅, 레스토랑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엠제코 세대의 긍정적인 대안육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등의 제품을 식물성재료를 활용해 출시하고 있으며, 풀무원도 식물성 간편식 ‘지구식단’의 판매처와 디지털 마케팅을 확대하며 인식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노력으로 대안육의 대중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업들의 움직임에 화답하는 것에 엠제코 세대뿐만 아닌, 우리 모두가 참여한다면 더 나은 사회와 환경을 이룩하는 것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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