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경제학] 미국, 불안산업이 뜬다

입력 2023-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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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1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국인 27% 불안 장애 겪어...2019년보다 3배 이상 ↑
정신과 의사 등 테라피스트 수요 커져
불안 완화 선전 보충제 인기 급증

▲2022년 8월 2일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한 학교에서 열린 정신 건강 프로그램에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콩코드(미국)/AP뉴시스
▲2022년 8월 2일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한 학교에서 열린 정신 건강 프로그램에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콩코드(미국)/AP뉴시스
검색창에 ‘불안 완화’를 입력하면 알약, 패치, 젤리, 구강 스프레이 등 각양각색의 제품이 나온다. 목에 걸면 미주신경을 자극해 증상을 완화해 준다는 기기나 구슬로 채워진 스트레스볼, 치유 효과가 있는 컬러링북도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온라인 채팅으로 마음을 치료해 준다는 앱 광고가 넘쳐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불안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 불안을 덜어내려는 욕구를 채우기 위한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의 올해 6월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7%가 “불안 장애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8%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 증가, 병원에서의 검진 증가가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심리학자나 임상 사회복지사, 정신과 의사 등 테라피스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나 뉴욕,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서 전문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베테랑 치료사들은 보험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정신 건강 치료에 대한 수요가 커 본인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면서도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출처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
▲출처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
이에 불안을 덜어준다고 선전하는 보충제나 제품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마음 치료 수업이나 정신 건강 코치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리서치 회사 NIQ 데이터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불안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선전하는 보충제의 판매가 급증했다. 불안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유명한 아슈와간다 제품은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이 2019년 동기 대비 4배 늘었다.

이런 보충제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불분명하다. 많은 과학자나 연구자들도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대부분 제품이 주장하는 항불안 효과에 대해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FDA는 보충제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라벨을 정확하게 부착했는지 등만 확인한다.

하지만 불안 완화 제품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충제를 복용함으로써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알고 복용했을 때 병세가 호전되는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약 40%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약물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NIQ의 셰리 프레이 부사장은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식단이나 운동보다는 비타민과 보충제를 더 많이 꼽았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대학의 심리학 교수이자 미국행동인지치료학회 회장인 질 에런라이크 메이도 “사람들이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시판되는 제품을 사용한 후 안도감을 느끼는 건 위약 효과일 수 있다”며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은 매우 강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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