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드리운 일본식 디플레 그림자...정작 정부는 부양책에 ‘머뭇’

입력 2023-08-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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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수출 부진
2분기 GDP 디플레이터 3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
일본 1990년대 부동산 버블과 유사
정치적 이유로 현금 지급 등 부양책 꺼려

중국 경제가 부동산 가격 폭락과 수출 감소를 바탕으로 하는 일본식 경기침체 징후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꺼내야 할 때라고 말하지만, 당국은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6월 주택 판매액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 기간 주택 건설은 10% 줄었다.

부동산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2분기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 수출도 눈에 띄게 줄면서 경기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3.2%를 기록했다. 미국의 2.4%보다 높았지만, 연초 투자은행들이 전망한 연간 목표치인 ‘6% 이상’에는 크게 못 미쳤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0.8% 증가에 그친 수준이다. 국가 전반의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1세기 들어 세 번째 마이너스다.

이처럼 부동산과 수출 부진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진은 부동산 버블로 침체기를 맞았던 일본의 1990년대와 유사하다. 당시 일본에선 디플레이션이 기업의 부채상환 비용을 증가시켰고, 이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확산하면서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다.

물론 일본과 다른 점도 있다. 중국은 주택과 수출이 부진한 반면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고속열차 등 여러 대형 산업이 정부 지원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상반기 중국 생산이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한 이유도 여기 있다.

문제는 두 갈래로 나눠진 경제성장이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다. 최근 20년간 중국 경제의 모든 회복은 부동산에서 비롯된 만큼 전문가들은 당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꺼내지 않는다면 결국 남아있는 호황도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현금 지원을 포함한 부양책을 거부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농촌 진흥과 관광업 활성화, 전기차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대한 재정 지원으로 밀어붙인 미국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배경엔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이유도 숨어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한다. 중국은 중앙정부 재정이 지방정부 재정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등의 방식은 향후 자국민의 복지 의존도를 높인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다. 지금도 중앙 정부는 여러 지방 정부들과 몇 년간 누적된 부채를 재조정하는 것을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니온방카이어프리비(UBP)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전문가들이 말하듯 중국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그래서 (지원에 들어갈) 비용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화타이자산운용의 왕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소비자에게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가 나은 지방정부가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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