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글로벌 시장 여파는…“2011년 쇼크는 없다” vs. “안심하긴 일러”

입력 2023-08-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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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용…과거와는 경제 등 상황 달라”
미국 경제, 12년 전과 달리 탄탄
위험 회피 심리 강화 시 증시 흔들릴 위험
정부 셧다운 우려·트럼프 추가 기소 등 美정치권 대치 여전
2011년 첫 강등 당시 주가 15% 폭락 등 시장 혼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강한데다가 피치가 강등 수개월 전 미리 신호를 줬던 만큼 2011년 수준의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미국 뉴욕증시 선물의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미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뉴욕증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선물은 각각 0.5% 미만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국시간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1bp(bp=0.01%포인트) 내린 4.03%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경제가 당초 우려와는 달리 탄탄함을 증명하는 지표를 쏟아내면서 연착륙 기조를 굳히고 있는 데다가, 피치는 이미 5월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하면서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피치와 함께 3대 신용평가사로 불리는 무디스는 여전히 미국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안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 존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2011년 시장 혼란 당시에는 연방정부 부채한도와 관련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예정일이 매우 가까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시점을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울러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라 경제가 훨씬 더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짚었다.

MSCI의 앤디 스파크스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리서치 헤드도 “장기적으로 약간의 오명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2011년에 봤던 것처럼 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나 달러화와는 달리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주식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뉴욕증시가 고점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차익 실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지)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추가 기소 등 미국 정치권의 대치 상황 속에서 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트루이스트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불확실하다”면서도 “시장은 나쁜 소식에 다소 취약한 시점에 있다”고 우려했다.

윌밍턴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일 평가 기관의 조치가 있었다고 해서 은행과 투자자들이 갑자기 안전자산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정부의 신용도에 대한 신뢰를 점진적으로 떨어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바인 수석 부사장은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차입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추가로 등급 하향이 있을 땐 연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가 불과 며칠 새 15%나 빠졌다. 유럽과 아시아 주식시장도 일제히 폭락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쳐 세계 경제가 불안하던 상황이어서 아시아 신흥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달러당 원화 가치도 당시 10% 넘게 빠졌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미국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돼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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