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 소재과학 이끄는 권민희 이사 “한국다우의 혁신 배경엔 포용성 있죠”

입력 2023-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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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희 한국다우 진천연구소 이사가 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권민희 한국다우 진천연구소 이사가 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Be true yourself(내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라). 나를 바꾸지 않고 진정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문화가 포용성이라고 생각한다.”

권민희 한국다우 진천연구소 이사(컨슈머 솔루션 글로벌 R&D 전략 리더)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건강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가장 좋은 솔루션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포용적이지 않은 문화 아래에서는 힘이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의 아이디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국다우만의 기업문화의 장점인 포용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다우(Dow Inc.)는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두고 2022년 12월 기준 전 세계 31개국에 걸쳐 약 3만8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소재 과학기업이다. 다우가 진출한 31개국 중에서도 한국은 전자,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이끌어 가는 역동적인 국가로 꼽힌다. 다우의 사업분야는 크게 패키징 및 특수 플라스틱, 탄화수소 및 에너지, 폴리우레탄 및 CAV, 산업용 솔루션, 컨슈머 솔루션, 코팅 및 퍼포먼스 모노머 등 6가지로 나뉘어 있다. 솔루션이란 고객이 원하는 스펙에 맞게 부품 성능(온도, 경도, 습도 등)을 높여주는 개발이다.

다우에서 첫 여성 최연소 리더 등 기록

1981년생인 권 이사는 한국다우 진천 연구소(R&D센터) 소속 최초 여성 리더, 최연소 리더이자 다우 컨슈머 솔루션 글로벌 R&D 전략 리더 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최초의 여성, 최연소 리더로, 지난해 10월 선임됐다. 그는 한국다우 진천연구소에서 제품 R&D(연구·개발)를 이끌며 다우의 첨단 실리콘 기술을 기반으로 전자제품,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소재 과학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2015년부터 한국다우 진천연구소 제품개발 팀장을 맡아 최근까지 18개 제품을 상품화했다.

특히, 스마트폰 업계를 이끌고 있는 폴더블 폰에 들어가는 실리콘 점착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 초반에는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힌지)의 방수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업계의 큰 과제였다. 이에 대해 권 이사는 “2017년 삼성전자에서 플래그십 갤럭시 스마트폰을 론칭하면서 방수 기능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존 삼성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다우 진천연구소에서 개발한 다우실 실리콘 접착제(다우실™ SE-9160 UV RT dual cure adhesive)를 납품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성공적 협업에 자부심

그는 “실리콘은 내구성, 내습성, 내수성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데, 스마트폰의 생활 방수를 위해서는 디바이스 내부에 물이 닿지 않도록 각 부품을 빈틈없이 감싸는 것이 필요했고 다우실 실리콘 접착제가 이러한 미세한 틈을 실링해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는 “삼성과의 협업은 디바이스에 방수 성능을 탑재시키는 장점을 부여한다는 측면 외에도, 고객사로 하여금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전자 부품 애플리케이션은 디바이스 및 부품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위해 열경화성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데, 한국다우의 신규 제품은 UV 경화를 이용해 수 초의 짧은 시간 내에 경화 반응을 완료함으로써 기존 열 경화 공정에서 요구되는 공정 시간과 열에너지 등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 설비 및 이로 인한 공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권 이사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공적인 프로젝트 배경에는 진천연구소, 나아가 다우만의 특별한 기업문화를 꼽는다. 바로 포용성이다. 권 이사는 “혁신의 배경에는 다우가 추구하는 포용성(inclusion)이란 핵심 가치가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고, 이를 다우 리더십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보니 새로운 관점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갖고 올 수 있는 사람에게 전략 기획의 역할을 맡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동료들과 회의를 한다고 했을 때 다양성이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회의실에 가급적 많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면, 포용성은 회의실 맨 뒤에 있는 사람들조차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빗대었다. 권 이사는 “파티에서도 낯선 사람을 파티에 초대하는 것이 다양성이라고 하면 참석한 사람들이 분위기에 어색해하거나 소외당하지 않고 같이 춤을 출 수 있도록 권유하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용성”이라고 전했다.

활발한 상하소통은 ‘포용적 일터’에서

다우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지지하며, 성소수자를 비롯해 인종에 대한 차별을 막고, 평등을 지원하는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1965년에 사내 최초로 흑인 여성 직원을 채용하면서 차별을 철폐하기 시작했고, 2018년 임명된 짐 피털링 CEO는 성소수자임을 밝히는 등 인종이나 성별, 개인의 성적 취향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직 안에서 더 이상 그 어떤 장벽도 될 수 없음을 입증했다. 권 이사는 “결국 조직을 혁신으로 이끄는 건 사람이고, 임직원 개개인이 서로의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려면 포용적인 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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