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리스크 진정됐지만…은행 ‘예금 이탈·은행채 발행’은 ‘덜덜’

입력 2023-04-2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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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발 리스크가 완화하는 가운데 고금리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미국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은행채를 비롯한 투자등급(IG) 회사채 발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다만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이 대규모 예금을 인출해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기면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앞으로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3대 주요 은행(JP모건·씨티·웰스파고)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2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 직전 분기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JP모건의 경우 순이익이 12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 넘게 증가하며 주가도 7% 넘게 뛰었다.

은행권의 실적 호조는 지난해 금리 인상에 따른 큰 폭의 이자수익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상승으로 3개 은행의 1분기 합산 이자이익 규모는 지난해보다 39.5%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 이익과 판매관리비를 포함한 비이자이익의 경우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평균 30억 달러가량 크게 늘면서 은행 순이익 증가에 힘을 실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과 증시 반등으로 인한 우호적 금융환경이 유가증권 운용 및 투자 활동 관련 손익개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라며 “미국 대형은행의 호실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탈이 확인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및 중소형 은행 뱅크런 우려에 대한 하락분을 만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부진했던 IG 은행채 발행도 호실적을 거둔 뱅오브아메리카(BAC)와 모건스탠리를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 은행채 발행량은 SVB발 은행 리스크의 영향으로 전체 물량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동성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상업은행의 기업대출 태도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3대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증가세로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55억 달러로 직전분기(51억 달러)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을 뜻한다. 평균 대손비용률 역시 82bp로,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00bp를 웃돌았다. 전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환입 효과가 소멸하면서 대손충당금 비용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 앞으로도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손 부담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MM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도 은행권 예금 이탈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미국 내 전체 상업은행의 예금보유 규모는 17조4300억 달러로 은행 리스크 발생 전인 지난달 1일(17조6600억 달러)과 비교했을 때 2369억 달러가량 감소했다. JP모건도 올해 1분기 평균 예금이 1년 전 같은 기간,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8%p, 3%p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은행 리스크 이후 지역은행 예금이 대형은행으로 빠져나간 점과 함께 고객 예금이 MMF 등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실제로 미국 내 대형은행의 예금은 460억 달러 증가한 반면, 중소형 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예금이 각각 1833억 달러, 996억 달러 감소하면서 은행권 예금 이탈을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은행 리스크 사태를 계기로 예금자들이 MMF로 몰리는 경향이 확대될 경우 은행권 예금 인출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MMF 수익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5%에 근접하며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예금자들의 예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유인이다.

예금자 이탈은 은행권의 투자자 유치 경쟁을 자극해 예금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은행의 비용증가로 수익성이 또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신용업체 가운데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영세업체 문제는 앞으로 다시 부각될 수 있다”라며 “은행채 역시 발행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올 것에도 불구하고 가격 회복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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