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의 우월한 근육 알렸다?” 구설에도 ‘피지컬:100’이 남긴 것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3-02-27 15:35 수정 2023-02-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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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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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원을 걸고 최고의 ‘피지컬’을 찾는 MBC 제작 넷플릭스 리얼리티 ‘피지컬: 100’이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피지컬: 100’은 지난달 24일 전 세계 33개국 동시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화제가 된 만큼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참가자가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거나 폭행, 자해 협박 등 데이트 폭력 사실이 알려지는 등 출연자를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죠. 급기야는 결승전이 수차례 다시 열렸다는 루머까지 나왔습니다.

논란이 명성을 일부 깎아 먹고 있지만 ‘피지컬: 100’이 예능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 미친 파급력도 크죠. 이에 종영과 함께 국내외에서 ‘피지컬: 100’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한국과 비슷한 듯 다른 해외의 감상평이 인상적입니다.

아시아인은 운동 못 한다? 편견 깬 ‘피지컬: 100’

‘피지컬: 100’이 뜻밖에도 인종차별을 타파하고 있습니다. 미국 매체 NBC 뉴스는 이에 대해 26일(한국시간) “초인적인 체격과 힘을 중심으로 한 리얼리티 쇼가 아시아인의 신체에 대한 오랜 인식에 도전했다”고 평했는데요.

그동안 서양에서 아시아인의 신체적 능력은 백인이나 흑인보다 뒤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100’의 참가자들은 동양인의 신체적 능력도 타 인종에 뒤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죠.

실제로 ‘피지컬: 100’에는 브라질 국적 댄서 미라클, 두산 베어스의 투수이자 미국 국적인 더스틴 니퍼트 등 외국인들도 참여했는데요. 한국인 참가자들이 이들을 압도했습니다. 준결승과 결승은 한국인들로 채워졌죠.

이와 관련해 스탠리 탕가라이 뉴욕 시립대학 인류학 조교수는 “(‘피지컬: 100’이) 인종과 능력의 연결점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근육질 껍데기’는 가라…“진정한 ‘피지컬’이란”

방송은 ‘완벽한 체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다양한 능력을 활용해 게임을 헤쳐나가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통해 전형적인 ‘근육질 몸매’가 곧 ‘피지컬’이라는 통념을 바꿨다는 건데요.

‘피지컬: 100’은 6단계를 거쳐 100명 중 1명의 승자를 가리는 토너먼트 게임입니다. 한 단계 안에 여러 라운드가 있기도 해서 최종 승자는 총 14개의 게임을 거쳐야 하죠.

그중에는 ‘오래 버티기’처럼 지구력이 중요한 게임이 있는가 하면 순간적인 스퍼트가 중요한 게임도 있습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야 유리한 줄다리기 게임 다음에는, 몸이 가벼워야 오래 버틸 수 있는 매달리기 게임이 등장하죠. 근력만 놓고 보더라도 상체 근육이 발달한 참가자와 하체 근육이 발달한 참가자가 유리한 게임이 다릅니다. 결국 단순히 힘이 세거나 근육이 크다고 해서 최종 승자가 될 수는 없는 셈입니다.

100명의 체형도 각양각색입니다. 참가자들의 상반신을 따 만든 각기 다른 형태의 석고상 토르소를 보면 참가자들이 모두 다른 신체 능력을 키워왔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죠. NBC 뉴스는 “일부는 근육질이지만 일부는 호리호리하고 날씬한 체형이며 또 다른 참가자들은 넓은 어깨와 배를 가지고 있다”며 “어떤 체형도 압도적으로 우월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제작진이) 참가자 100명 중 누구에게도 편향되지 않은 운동 경기들을 설계했다”고 평했죠.

이는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힘과 체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 줬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서 ‘피지컬: 100’에 10점 만점에 9점을 부여한 한 시청자는 “‘피지컬: 100’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나는 39세에 근력 훈련을 시작해 ‘근육 만들기’에 집중해왔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신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죠. 단숨에 ‘피지컬: 100’를 비영어 티비쇼 부문 1위로 올린 전 세계 시청자들의 환호 역시 근육질 몸매나 신체 능력보다는 스포츠맨십을 동반한 정정당당한 경쟁과 그 과정에서 돋보인 참가자들의 투지를 향해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아쉬운 점도 존재…해외도 성차별 지적

아쉬운 점도 지적됐습니다. 대표적인 비판은 성차별의 벽을 부수지 못했다는 건데요. NBC 뉴스는 “보디빌딩부터 레슬링 등 다양한 스포츠계의 여성 리더들이 ‘아시아 여성들이 나약하고 여성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면서도 성차별이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포츠 미디어와 한국 및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연구하는 레이첼 주 미들버리 대학 미국학 부교수는 비교적 초반부에 해당하는 3회부터 여성 참가자들은 이미 대거 탈락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규칙은 같아도 공정하지는 않다”고 꼬집었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방영 초기 한 남성 참가자가 여성 참가자의 가슴팍을 무릎으로 눌러 논란이 됐던 장면에 대해 “특히 불편했던 경기”라고 지적하며 “다른 참가자들이 (여성 참가자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하는 동안 여성 참가자는 남성 참가자 밑에서 몸부림쳤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많은 남성 참가자들이 여성 동료를 약한 상대로 여기는 점이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 부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체력과 운동도 성공을 위한 하나의 지표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그는 한국의 성형 문제를 짚으며 “완벽한 몸매는 옆 사람보다 조금 더 나음을 보여주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일 뿐”이라며 “20·30대 구직자들은 자기 계발 중 하나로 이런 것들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많은 전문가는 참가자들이 훈련하고, 노력하고 열정을 쏟았다는 점에 주목하도록 만든다며 ‘피지컬: 100’이 분명 일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을 거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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