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더 이상 메리트 없다”…재건축 광풍 속 주민 내홍 확산

입력 2023-03-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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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vs 리모델링 논쟁 대치2단지
“쪽박찬다”…단지 곳곳에 현수막 전쟁
거여1단지도 이달 11일 중단 투표
“재건축 이점 커도 매몰비용 생각해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골자로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정부의 까다로운 재건축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지만,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사업성이 개선되자 재건축 추진 주장이 확산하며 주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물을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니므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재건축보다 규제가 까다롭지 않고 추진 가능 연한이 짧아 그간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이 차선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강남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선 사업 방식을 놓고 내홍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는 리모델링 찬성 현수막과 반대 현수막이 어지러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재건축이 웬 말이냐!!’, ‘재건축하면 돈 없는 사람 쪽박 찬다!!’, ‘리모델링은 골백번 해도 헌 집!’, ‘재건축은 한 번에 새집!’ 등 원색적인 비판 문구가 적혀있다.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로 재건축 사업의 물꼬를 트게 됐고 리모델링 단지는 상대적으로 시세 차익이 적다는 게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대치2단지는 1992년 준공된 32년 차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연한을 채웠다.

▲리모델링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이동욱 기자 toto@)
▲리모델링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이동욱 기자 toto@)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한 주민은 “리모델링은 재건축이 어려울 때나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사업성이 보장됐는데 구태여 재건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 리모델링보다 사업성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대치2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규제완화와 더불어 입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의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치2단지는 대지지분이 적고 소형 평형 위주라 재건축 사업성이 낮고 상가, 교회와 한 필지로 묶여있어 건설사에서도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하자고 권유할 정도”라고 말했다.

송파구 거여1단지는 이달 11일 리모델링 사업 해산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개최한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 반발과 조합 운영비 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리모델링 추진 단지 수의 증가 폭도 매우 감소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총 138곳으로 작년 6월(131곳)보다 7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12월 94곳에서 지난해 6월 131곳으로 37곳 늘어난 것과 비교해 주춤한 모습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던 구조안전성 비중이 30%로 하향되면서 본격 추진하려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며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사업을 선회할 경우 추가적인 매몰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고 사업 기간이 지연될 수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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