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 PF 위험노출 늘었다…“작년 3분기부터 신규 물건 올스톱”

입력 2023-02-23 17:32 수정 2023-02-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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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형사 요주의이하자산 작년 9월부터 증가세
자기자본 대비 비율 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 높아
“엑시트 어려워져 계약금 대출건 만기 연장으로 버티는 상황”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최근 2~3년간 많은 증권사가 계약금 대출이나 브릿지론을 들어갔는데 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다. PF를 일으켜서 나와야 하는데 멈춘 상태라 만기가 돌아오는 걸 연장만 하고 있다.”(증권사 부동산PF 관계자)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들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부실자산이 늘어난 상황에서 기존에 들어갔던 부동산PF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만기만 연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신용평가사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위험관리를 위한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25개 증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노출) 규모는 28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조7000억 원이다. 분양을 통해 투자자금 회수가 가능한 분양형 본 PF 사업장 익스포져는 3조7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나신평은 올해 만기가 찾아오는 분양형 본 PF 사업장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면 2조4000억 원가량을 무리 없이 회수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 사업의 자금조달이 만기가 수개월 가량인 단기 유동화증권에 매여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작은 이벤트라도 증권사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의 규모가 크고 사업이 진행돼도 예상 분양대금 유입액이 크지 않을 열위한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보유한 증권사들의 경우 재무부담이 커진 거란 관측이다.

실제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산 부실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자기자본 대비 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 3조 원 미만 중소형사들의 지난해 3분기 요주의이하자산은 3118억 원으로, 전 분기(1183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증권사별로도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 가장 높은 곳 유안타증권(16.59%)으로 집계됐다. 유안타증권의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253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2263억 원) 대비 늘었다.

유진투자증권(16.20%)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1628억 원으로 전년(1628억 원)과 비슷했다. 중소형사 가운데선 현대차증권(10.25%)이 세 번째로 높았다. 요주의이하자산이 6월 말(1082억 원)에서 1260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형사 중에선 신한금융투자(14.76%)의 수치가 높았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유동성이 흘러넘치던 시기 고위험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확대를 통해 급성장한 만큼 지방 소재 사업장들의 브릿지론 부실화 영향이 클 거란 전망이다.

국내 한 증권사 부동산PF 관계자는 “중소형사가 수익성 때문에 부동산PF를 공격적으로 하다보니 보유 중인 자산 대비 부실 자산이 많이 차지하는 것”이라며 “브릿지론이나 PF가 조달돼야 빠져나오는 구조인데 시장에서 조달이 어렵다 보니 선투자 형태로 들어간 것들에 대해 엑시트가 어려워졌다. 계약금 대출이 나갔던 곳들에 대해 중소형사들은 만기 연장을 하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부터 분위기가 확 안 좋아졌다. 3분기 이후로부터는 신규로 하는 게 거의 올스탑”이라며 “기존 건을 줄이려고 하는데 줄이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부실 여부는 부동산PF 익스포져의 속도와 과거 대비 추세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지표를 기준으로 중소형사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황이다. 신용등급 조정여부도 가능성이 없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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