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벤처캐피탈 시장, 1년만 30% ‘뚝’…VC 자본잠식 사례도

입력 2023-02-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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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VC 신규투자 6.7조, 전년비 11.9% 줄어

▲1월 한국 벤처 딜 규모 (출처=한화투자증권)
▲1월 한국 벤처 딜 규모 (출처=한화투자증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벤처캐피탈(VC) 시장 침체가 올해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 유동성이 마르면서 저비용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초기 투자는 간간이 진행되나 사업성이 낮은 기업 대상 후속투자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5일 금융정보 업체 프레퀸(Preqin)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벤처 딜 규모는 13억9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벤처 시장 딜 규모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VC 신규투자는 6조7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7조6802억 원) 대비 11.9% 감소했다. 2018년(3조4249억 원)부터 2019년 4조2777억 원, 2020년 4조3045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던 VC 신규투자 상승세가 꺾였다.

실제로 이달 1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당초 희망했던 20조 원의 절반 수준인 11조3000억 원에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타운마이닝캄파니 2275억 원 규모 M&A,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엔에이치엔클라우드의 1500억 벤처딜 외에는 큰 규모가 없었다.

앞서 고금리 기조에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IPO컬리,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 대형주들의 상장일정도 중단된 상태다

VC업계에선 아직까지 본격적인 위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돈을 걸어 잠근 여파가 시차를 두고 올해 내내 투자 감축으로 이어질 거란 예상이다.

한 VC 관계자는 “지난해말의 경우 회사를 살려야 하니 후속투자가 일정부분 이뤄지는 곳이 있었으나 신규투자는 대폭 줄었다”며 “올해 들어선 4~5년 길게 보자는 분위기에서 오히려 초기 투자는 이뤄지나 당장 시리즈 B나 시리즈 C에서 당장 돈을 못버는데 밸류가 올라가 있는 곳들은 펀딩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거품이 심했던 곳들이 많았던 만큼 기업가치가 내려오지 않은 곳이 여전히 많아 앞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당장 좋아지긴 어렵고 내년까지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거품이 심했고 재작년이 오히려 비정성인 상황이었다. 비상장사들의 경우 밸류가 상장사 대비 더 떨어지는 게 맞기 때문에 올해 내내 눈높이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아직 버티고 있는 바이오 회사 등 올해 망하는 회사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B 투자를 앞두고 있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 업계가 전반적으로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고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밸류 이슈가 커지면서 기다리면 (가격이) 더 떨어질텐데 왜 지금 사냐는 분위기다 보니 투자가 연기되다가 밸류를 내려 겨우 진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VC 업계도 시장 침체의 여파를 맞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베가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세종벤처파트너스·일진투자파트너스·엠오벤처스 등 4곳이 등록말소됐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벤처캐피탈도 피앤피인베스트먼트·티지씨케이파트너스·엔피엑스벤처스·다윈인베스트먼트·유니콘네스트창업투자·투썬인베스트 등 6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2곳, 2021년 4곳에 이어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반납해야 한다.

'1년간 미투자'를 사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VC도 2019년과 2020년 각각 1곳, 2021년 2곳에 그쳤지만 지난해 8곳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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