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터널의 끝은]①“내년이 진짜 고비”…10대그룹 회사채, 내년 상반기 28조 만기 몰려

입력 2022-12-18 13:40 수정 2022-12-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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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만기도래 12% 늘어난 45조…3년내 최대
현대차 4.9조ㆍ롯데그룹 3.6조 등 상반기에 69% 집중
“금리 인상ㆍ부동산 침체 등 악재…내년까지 자금경색 이어질 수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제조업체인 A는 내년 투자할 여윳돈이 없다. 이 회사 재무담당자는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이 걱정이다. 회사채를 갚더라도 자금 ‘자금 보릿고개’가 예상된다”며 “매출까지 둔화하면서 현금 유입이 사실상 멈춰 경기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역시 폭풍 속을 지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B사 임원은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물동량이 감소한데다 운임마저 낮아지고 있다”며 “은행에 자금 사정을 얘기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 기업들의 자금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년까지 10대 그룹 계열 기업들이 갚아야 할 회사채(여전채 포함)가 45조 원에 달하는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회사채를 1차 만기 도래 후 24시간 안에 갚지 못하면 부도처리 된다.

18일 본지 취재결과, 10대 그룹사(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가 내년에 갚아야 할 회사채는 45조879억 원이다. 지난해 33조7957억 원보다 33.41%, 올해 40조3409억 원보다 11.77% 많다.

차환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그룹이다. 총 15조4744억 원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3사가 발행했던 11조4700억 원 규모의 여전채가 반영된 영향이다.

SK그룹 회사채 상환 물량은 총 7조5861억 원, 롯데그룹의 만기 도래 회사채는 5조7490억 원이다. LG·롯데 계열사도 각각 2조5200억 원, 5조7490억 원에 달한다.

이외 삼성그룹(5조1240억 원), GS(2조2479억 원), 현대중공업(1조9075억 원), 한화(1조8830억 원), 포스코(1조5000억 원), 신세계(1조960억 원) 순으로 만기도래분이 많았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상반기에 68.50%(27조2130억 원)가 집중돼 있다. 6월에는 기업의 상반기 말 결제자금 수요, 금융회사의 분기말 건전성 평가 등도 예정돼 있다. 기업별로는 롯데와 현대차의 만기도래액이 많다. 현대차는 4조8744억 원, 롯데는 3조6330억 원 규모의 상환이 계획돼 있다. SK와 LG는 각각 1조3160억 원(4월), 1조 원(2월) 만기가 도래한다.

국내 그룹사들의 대규모 상환이 내년 상반기 중 예정돼 있지만, 이들 모두 차환 발행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기조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현상과 내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또다시 시장 자금 경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전히 살아있는 부동산시장발 위기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편,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연일 내릴 줄을 모르는 상황이다. 2일 177bp(1bp=0.01%p)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170대를 오르내리며, 회사채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이 정부 지원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일지라도 부동산 침체에 따른 금융과 실물의 역파장을 막기 위해서는 과감한 부동산 연착륙 정책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라며 “단기자금시장의 빠른 안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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