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없다” 수익성 개선 나선 패션 플랫폼…줄줄이 ‘수수료’ 부과

입력 2022-12-04 17:00 수정 2022-12-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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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경쟁으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던 패션 플랫폼들이 수수료 부과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 위기가 거론됨에 따라 투자 유치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서둘러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에이블리는 이달부터 서버 이용료 명목으로 받던 월 4만9000원 대신 매출액의 3%에 대해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론칭 4년 만에 부과되는 첫 판매자 수수료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수익 구조 정상화 차원에서 소호 셀러를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며 “여성 패션 플랫폼업계에서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5%에서 10%까지 차등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비해 수수료율이 낮다는 설명이다.

무신사의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도 내년부터 구매 수수료 1% 부과를 결정했다. 2020년 론칭한 솔드아웃은 이달부터 창고 보관 상품의 구매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1%를 부과했다. 이번 구매 수수료는 일반 구매자 대상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다만, 판매자가 지불하는 판매 수수료는 무료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비스 론칭 후 그동안 무료 이벤트였고, 더 안정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의 수수료 부과가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 크림은 올해 4월 일부 상품에 대한 구매 수수료 1%를 책정했다. 이어 6월 1일부터 2%로 변경했고, 8월에는 그동안 무료였던 일반 판매자 대상 판매 수수료 1%를 부과한 바 있다. 또 네이버는 최근 패션 서비스를 쇼핑 타운 형태로 통합한 ‘패션타운’을 신설하며 그동안 무료였던 판매 수수료를 내년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판매자와 고객을 유치해왔던 패션 플랫폼들이 줄줄이 수수료 부과에 나선 이유는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과거 손해를 보더라도 덩치 키우기에 집중했지만, 업계를 장악한 현재는 출혈경쟁 필요성이 줄어서다. 또한, 대규모 투자금으로 몸집을 불려왔지만, 금리 인상과 유동성 위기로 돈줄이 말라붙으며 수익성 방어는 생존을 위한 과제가 됐다.

(출처=솔드아웃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솔드아웃 홈페이지 갈무리)

분야는 다르지만 지난해 120억 원을 유치하고, 외형 성장을 해오던 오늘회가 올해 9월 자금난을 이유로 전 직원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또 현재는 수산물이 아닌 10개 내외 식품만을 배송하며 사실상 ‘휴점’ 상태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도 2020년 말 500억 원의 시리즈D를 유치했지만,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9월 비상경영 체제 돌입한 데 이어 최근 권고사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에이블리는 2018년 설립해 2020년 3월 누적 앱 다운로드 1000만, 올해 3월에는 3000만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1위로 평가받는다. 배경에는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2019년 시리즈A로 70억 원을 유치한 이 회사는 2020년 7월 270억 원 규모의 시리즈B를 투자받았다. 작년 6월에는 620억 원의 시리즈B 익스텐션 라운드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엔 메릴린치 출신 이상민 실장을 영입해 글로벌 투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손실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에이블리의 2019년 매출은 316억 원에서 지난해 935억 원으로 3배 뛰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 원에서 695억 원으로 5.6배 불어났다. 순손실도 125억 원에서 722억 원으로 커졌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계속해서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수수료 인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치열한 적자생존 경쟁을 통해 이제 몇몇 업체들이 빅네임드로 자리 잡으며 수익성 개선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면서 “불황에 투자 유치가 힘들어지는 가운데 몇몇 업체의 경우 상장까지 염두해 내실에 신경 써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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