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생·손보협회가 금감원 보험민원을 대신 처리한다면?

입력 2022-11-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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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11.21. 금융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접수된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민원이 59%인 53,27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금감원의 제한된 인력으로 보험민원을 제기한 보험소비자들에게 신속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또한 보도자료에서 제시된 통계에 의하면 2017년 16.5일이 걸리던 보험민원의 처리기간이 2020년에는 29일로 무려 12.5일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런데 실제 금감원에 보험민원을 제기한 주변의 경험자들에 따르면 더 많은 기간이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감독당국은 분쟁소지가 적은 단순민원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 양 보험협회가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신속하게 보험민원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보험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처리할 수 있는 단순민원의 유형에는 첫째, 단순질의나 보험사 업무처리 실수 등 단순불만, 둘째, 보험료 할인·할증 관련 문의 또는 보험 가입 승낙, 인수거절 관련 정보문의 등과 같은 보험계약 및 보험료 관련 정보문의와 마지막으로 보험설계사와 보험회사(대리점 등)간의 고용계약 관계상 민원 등 현재도 보험사 등에 이첩하는 민원사항 등을 통칭한다.

그러나 보험소비자와 보험회사간 권리·관계가 존재하는 상품설명 불충분, 손해액 산정 및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 등은 현재와 같이 금감원에서 처리하겠으며 양 협회의 민원처리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절차 등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의 보도자료가 발표되자마자 민간 금융소비자단체들은 금융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촉구하면서 즉각적인 반대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제한된 인력으로 전체 금융민원의 60%에 달하는 보험민원을 처리하는 데 한계를 느낀 금융감독당국의 고충은 한편 이해가 되나 금융감독당국의 본질인 보험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보험민원을 포함한 금융민원은 금융감독원을 비롯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산하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처리하고 있으며 보도자료에서 주장하는 단순질의, 업무처리 등의 단순민원은 협회가 아닌 해당 보험사에 질의하는 것이 더 빠른 처리방법이라 생각하며 굳이 협회를 거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또한 보험료 할인·할증이나 보험가입 승낙· 인수거절 등 관련 문의 역시 인수거절 등은 현재도 보험사 고유권한으로 묶여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험료 할인·할증 역시 해당 보험사에 문의하는 것이 더 빠른데 굳이 다시 양 협회로 이관하여 단계를 더 거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험설계사와 보험사(대리점 등)간의 고용관계상 민원은 보험소비자와 보험사간의 민원으로 보기 어렵고 사업자간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금융감독당국이 분류하는 단순민원의 유형은 양 협회로의 이관이 불필요한 또 다른 논란의 소지만 일으킬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협회는 협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의 이익을 위하여 모인 단체이며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다. 더군다나 생보·손보협회는 생명보험회사들과 손해보험회사들이 납입하는 회비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보니 생보·손보협회의 소비자는 일반 보험가입자들이 아니고 양 협회에 가입한 생보사와 손보사들이다.

비록 단순민원이라 하더라도 금감원을 신뢰하고 의지하여 보험민원의 해결을 희망하는 보험소비자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해당 보험민원을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양 협회로 대신 처리하라고 넘기는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배임행위가 아닌가 판단된다.

더욱이 금감원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금감원장 산하에 은행과 중소서민금융 등 1금융권을 총괄하는 부원장이 존재하고, 자본시장과 회계를 담당하는 부원장이 존재하는데 전체 민원의 60%에 육박하는 보험을 담당하는 부원장은 없고 기획경영과 전략을 담당하는 수석부원장 산하에 보험담당 부원장보만 존재한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금감원 조직체계 상 제1금융인 은행이나 제2금융인 자본시장과 다르게 금감원이 보험을 잘 모르거나 민원이 많이 발생하니 골치가 아파서 보험을 홀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보험사를 비롯하여 금감원 조직에서도 민원을 담당하는 부서는 보험소비자의 소리를 가장 먼저 경청하고 보험제도나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제1선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직원들이나 초임직원들의 근무지로 지정되는 것을 보면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당국이 보험소비자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기간 및 제도의 효율성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보도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행하는 바와 같이 공적 민간기구에서 보험민원을 전담하여 처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거나 하다못해 일본, 독일의 사례처럼 협회 산하 또는 협회가 설립한 분쟁해결기관이나 금융옴부즈만으로 하여금 협회의 영향력을 배제한 상태에서 보험민원을 처리하도록 관련 법과 시행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재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역시 매년 늘어나는 보험민원의 폐해와 보험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보험민원을 포함한 금융민원 전체를 담당하는 금융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위하여 관련 법의 개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새정부 초기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정부 조직개편 작업 당시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소비자위원회로 나누는 쌍봉감독체계 논의가 온전하게 이루어졌다면 보험민원에 대한 대책과 제도개선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제라도 금융감독당국과 국회는 보험민원의 효율적인 감축과 민원감소를 위한 정책과 제도개선에 대한 관련 법 개정작업에 진정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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