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자금조달부터’···IPO 속도내는 이커머스

입력 2022-08-26 09:28 수정 2022-08-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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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컬리)
(사진제공=컬리)

급성장세에도 계속되는 적자와 어려운 증시 상황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이커머스 업계의 IPO(기업공개)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가 오랜 심사를 통과했고 11번가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이들의 상장 성공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의 옥석 가리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최근 IPO 추진을 위한 대표 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11번가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비전으로 시장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더불어 향후 성장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IPO와 관련해 앞으로의 진행일정 및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면서 "11번가는 향후 주관사들과 함께, 현 공모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시장 환경 및 IPO 절차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올해 3월 하형일 대표를 선임하면서 IPO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하 대표는 ADT캡스 인수(2018년), 티브로드 인수합병(2020년), 우버의 투자유치 및 티맵모빌리티와의 합작사(JV) 설립(2021년), 마이크로소프트·DTCP 등 원스토어의 국내외 투자유치(2021년) 등 SK텔레콤의 굵직한 신규사업과 외부 투자 유치 등을 맡아 왔다. 특히 2020년부터 11번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을 주도해 왔다.

주관사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11번가는 최근 어려워진 증시 상황 등의 영향으로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못박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등은 11번가가 내년 이후로 상장을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국민연금공단,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년 내 상장을 약정하며 5000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약정기간 안에 상장하려면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1번가는 IPO 추진팀 인력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실적 개선 여부다. SK스퀘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의 올 2분기 매출액은 141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83억 원)보다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손실은 459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319억원 커졌고, 순손실 역시 515억 원으로 379억 원 적자규모가 늘어났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 IPO 추진 현황(자료=각 사)
▲주요 이커머스 기업 IPO 추진 현황(자료=각 사)

앞서 22일에는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3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에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컬리가 증시에 입성할 경우 이커머스 업체로는 1호 상장이 된다.

컬리의 고민거리는 '몸값'이다. 컬리는 지난 해 12월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 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증시 상황 악화와 함께 이커머스에 대한 부정론까지 고개를 들며 장외시장 주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컬리는 뷰티컬리 프리오픈과 함께 오픈마켓 진출 등으로 비식품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다. 덩치를 불려 몸값을 늘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컬리는 만약 내년 2월까지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예비심사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컬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컬리의 증시 상장 여부와 부여받는 기업가치에 따라 후발 주자들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컬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가장 좋은 타이밍을 봐서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공모가가 낮더라도 계속 추진하느냐의 문제는 주관사와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SSG닷컴이나 오아시스마켓은 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11번가나 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SSG닷컴은 모회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원이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GMV(거래액) 5조1700억 원 목표 달성 등 투자자 풋옵션 조항을 이미 충족시킨 상태이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마켓도 이커머스 업체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으며, 역시 모회사(지어소프트)가 있다.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도 일부 지연 사항은 있지만 상장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이랜드 투자건으로 구주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상장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맞다”면서 “주관사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일정을 다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장이 줄지어 예정돼 있는데 이들의 적정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핵심 요소 확인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들 중 오아시스를 제외하고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 없어 시장 지배력도 약한 만큼 이커머스를 넘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의 엣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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