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삼양식품·오뚜기 ‘웃고’ 농심 ‘울고’…왜?

입력 2022-08-17 08:39 수정 2022-08-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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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현지공장 많은 반면 삼양ㆍ오뚜기, 국내서 수출해 고환율 환차익 효과가 원재료가격 상승 상쇄

라면 3사의 올 상반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며 웃었지만, 농심은 영업이익이 뒷걸음친 실적을 받아들었다. 특히 2분기 국내 실적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농심의 부진한 실적은 라면에 집중된 사업 구조와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점이 경쟁사에 비해 적다는 점이 꼽힌다. 게다가 해외 판매가 국내 공장서 수출에 나서는 삼양식품과 달리 해외 공장에서 생산·판매해 고환율 효과에 따른 반사익이 적었다는 점이 반영됐다.

농심은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4925억 원, 영업이익 386억 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분기별로 나눠서 보면, 1분기 매출액은 7363억 원으로 16.1%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21.2% 증가했다. 반면, 2분기 매출액은 7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75.4% 감소했다.

특히,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 제외한 국내 실적)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으로 최근 밀가루와 유지 및 인건비 등 원부자재 값 상승이 치명타를 입혔다. 매출 상승은 지난해 말과 연초 각각 단행한 라면과 스낵류 가격 인상 효과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사업 확대가 반영됐다. 올 상반기 미국과 캐나다 매출은 각각 30.2%, 40.2% 늘었고, 중국 매출도 19.0% 뛰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으며,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사진제공=삼양식품)

반면 원부자재 값 인상이라는 동일한 환경에 처했지만, 라이벌 업체의 올 상반기 실적은 좋다.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3억 원, 영업이익 27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3%, 92% 늘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4575억 원을 거둬 전년보다 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18억 원으로 무려 81% 뛰었다.

삼양식품 역시 해외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늘어난 1833억 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해외수출이 중국, 동남아 시장 중심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 아시아 이외 시장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 불닭 소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불닭 패밀리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출국과 불닭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과 함께 물류난 완화, 고환율 등으로 올해 들어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출시 직후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40억 개를 넘어서며 흥행 몰이 중이다. 이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상반기 수출액이 3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3885억 원)에 근접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에도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에도 힘써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 매출 1조5317억 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조33399억 원)보다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1067억 원으로 23.5% 뛰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72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5% 증가했고 국내 매출은 1조3592억 원으로 13.1% 늘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 간편식 등을 비롯해 라면 등 주요제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들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3사의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수출 비중이 우선 꼽힌다. 농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실적은 30%에 달하지만 현지 공장 출고분을 제외하면 10% 내외 수준으로 줄어든다. 농심의 해외 공장은 6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최근 고환율에 따른 외환차익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반면 국내 공장에서 제조한 상품을 수출하는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70% 수준으로 고환율에 따른 외환차익이 컸다. 원가 상승을 환차익으로 상쇄했다는 얘기다.

오뚜기의 경우 종합식품업체로서 사업이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원가 상승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 농심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는 반면 오뚜기의 라면 비중은 25% 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유지외 소스류 등의 비중도 각각 15% 내외를 차지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미국 등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해 환차익을 크게 누리기 힘들었지만, 삼양식품은 대부분 국내서 제조해 수출해 나서 환율 효과가 크게 반영됐다”면서 “오뚜기의 경우 라면과 함께 소스류 매출 비중 등이 높아 전체 실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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