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쿠폰으로 소비 늘면 되레 물가 상승 유발"…국회의 경고

입력 2022-08-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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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의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의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발행하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이 집중 소비를 유발해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국회의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올해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투입하기로 한 상태다.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이 되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1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축산물 할인쿠폰 발행·사용으로 인한 농산물 집중 소비로 인한 가격 상승, 유통업체로의 혜택 귀속 및 특정 물품으로의 집중 소비 등 예상치 못한 효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부터 이어진 '농축산물 소비 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난해 총 1523억 원어치의 할인쿠폰을 발행했다. 농식품부는 할인쿠폰 사업에 대해 농축산물의 소비 진작과 함께 필수 농축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 및 소비자 물가부담의 경감을 목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예정처는 할인쿠폰 발행이 추가적인 농축산물 소비를 유발해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총 1523억 원의 쿠폰 발행으로 이뤄진 농축산물 구매액은 총 7615억 원이었다. 아울러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할인 쿠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중 93.9%는 할인쿠폰 행사로 인해 원래 계획보다 농식품을 추가로 더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예정처는 "소비쿠폰 발행으로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 진작이라는 사업의 효과가 발현된 측면도 있지만, 일부 농산물의 집중 소비로 인한 가격 상승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할인쿠폰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나왔다. 예결위는 지난 5월 '2022년도 제2회 추경 검토' 보고서에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소비자 구매비용 지원 사업'으로 분류하고, 국민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시장가격을 상승시켜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예결위는 "최근 국내외에서 경기침체와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경기부양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경감하되 가급적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수 있는 사업 유형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추석 기간에 20대 성수품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50억 원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할인쿠폰을 통해 농·축·수산물의 가격을 20~30% 깎아주고, 여기에 대형마트·농협의 자체 할인까지 추진한다. 다만, 최근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생산비 상승 등으로 인해 농축산물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의 할인쿠폰 공급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11일 추석 대책 백브리핑에서 "아주 광범위한 기간에 (할인쿠폰 투입을) 하면 모르겠지만 추석 성수기에 집중해 하는 부분이고, 추석엔 수요가 많아져 성수품 중심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최대한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드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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