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반도체 특허 확보 지원정책

입력 2022-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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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반도체회사로 옮기라고 했지만 반도체가 무엇인지는 몰랐습니다. 반도가 허리띠니까 혁대 재료인 가죽을 가공하는 곳인가 생각하기도 했죠.”

1980년대 후반에 대기업 계열사 중 하나인 중공업 회사에서 다른 계열사인 반도체 회사로 직장을 옮긴 관리부서 부장급 간부가 실제로 했던 이야기다. 당시에도 조선 산업의 불황이 심각해서 구조조정이 있었고 반도체산업은 한참 투자를 시작할 때였다. 일본식 발음으로 허리띠 밴드(band)를 ‘반도’라고 부르던 걸 기억하는 분에게 반도체는 너무 낯선 이름이었다.

지금은 반도체가 도체와 부도체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전기 전도도를 가지는 물체이고, 반도체 재료에다 전자회로를 새겨 넣어 작은 칩으로 만든 집적회로(IC)소자도 ‘반도체’라는 이름으로 함께 불린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상식으로 통한다.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19.4%를 차지하고, 설비투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계가 집계된 2021년 수출액만 해도 1279억 달러를 넘는다. 반도체 기술개발과 특허획득 경쟁도 치열해서 2021년에 출원된 반도체 관련 특허만 4만1636건으로, 같은 해 전체 특허출원 23만7998건의 17.5%에 달한다.

특허청에서도 우리 기업의 반도체 특허 확보를 위해 반도체 특허 신속 심사, 국내 핵심 발명자의 인력관리 지원, 경쟁 글로벌 기업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벤처기업 인증기업이나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상 특화선도기업처럼 출원인을 기준으로 한 우선심사 지원이 아니라, 반도체 기술 특허 전체를 우선심사 지원으로 포함하면 해외 경쟁기업의 특허도 우선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 내외국인 평등의 원칙을 천명하는 파리조약 가맹국가이기 때문이다.

산업현장에서 기술 인력의 ‘전직 금지’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빈번하게 충돌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반도체 특허의 발명자 관리를 지원한다면 자칫 발명자의 전직 금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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