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가도 ‘아베노믹스’ 유산은 남는다…일본 경제 막대한 영향 지속될 듯

입력 2022-07-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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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완화정책으로 디플레 종식
천문학적 부채·너무 가파른 엔저 등 부작용도
서머스 전 美재무 “선진국, 아베노믹스 연구할 것”
국내시장 영향 제한적…기시다, 완화 기조 유지 전망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불의의 총격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가 남긴 ‘아베노믹스’ 유산은 계속해서 일본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좋든 나쁘든 아베의 대담한 성장 프로그램인 아베노믹스의 복잡한 여파가 시장과 경제에 계속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는 2012년 말 2기 집권을 하자마자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와 유연한 재정 지출, 생산성 향상 등 성장성 회복을 위한 구조적 개혁 등 ‘3개의 화살’로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제에 직면했다. 제조업은 엔화 가치 강세로 고통받고 있었고 디플레이션은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아베는 일본은행(BOJ)의 전면적인 개편을 진두지휘해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게 했다. 엔화 가치는 폭락했고 제조업은 안정을 찾았으며 디플레이션은 사실상 종식됐다. 아베가 집권하는 동안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밖에 아베노믹스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블룸버그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급증하고 주주수익이 증가하고 더 많은 여성과 노인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것을 꼽았다. 일본의 2.6% 실업률은 선진국 대부분이 꿈에도 그리던 수치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아베노믹스의 그림자도 그만큼 짙다. 일본은 엔저가 너무 지나쳐 미국 달러당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가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여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은 256%로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2위다. 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공격적인 국채 매입으로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50.4%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 기능을 약화하는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일본은 올해 초 물가상승률이 일본은행 목표인 2%를 넘었지만, 이는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엔저와 에너지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잘못된 인플레이션’이라고 꼬집었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아베가 대담하게 경제정책을 변화시킨 것을 높이 평가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아베노믹스는 거시경제 전략을 보다 공격적이고 성공적으로 프로그래밍한 것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선진국 정책 입안자들이 아베노믹스 유산을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아베는 디플레이션에 맞서 전통적인 재정과 통화정책을 깨뜨릴 의향을 보였던 혁신적인 경제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일각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40엔을 넘으면 선진국 중 유일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일본이 긴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본이 엔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 저금리를 유지하는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전략을 포기하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돼 일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엔저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이번 사태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와 다카시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의 사망이 기시다 후미오 현 일본 정권 경제정책의 대폭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아베노믹스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자민당 내에 여전히 있다. 기시다 정권 자체도 지출 확대 등 유연한 재정정책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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