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에서 '맥스터' 본 이준석, 무념무상?

입력 2022-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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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발의 계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맥스터(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를 둘러보며 월성본부 관계자로부터 원전과 폐기물 관리 현황을 설명 듣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맥스터(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를 둘러보며 월성본부 관계자로부터 원전과 폐기물 관리 현황을 설명 듣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지난달 3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경북 경주를 찾았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자력본부에 있는 맥스터 현장을 시찰하기 위해서다.

맥스터는 사용 후 발생하는 핵연료를 임시로 저장하는 시설이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고준위와 중저준위로 나뉘는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에서 나오는 열을 냉각한 후 맥스터로 옮기는 것이다. 맥스터에 저장된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장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한국에는 그 시설이 없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 이 대표는 사용후핵연료 시설을 둘러보면서도 고준위 방폐장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용후핵연료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어떤 방향을 추진할지 아무런 말 없이 현장을 떠났다.

정치적 해석에 묻힌 월성 방문…실상은 '사용후핵연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을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원전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을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원전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우려한 대로 이 대표의 현장 방문은 윤 대통령과 갈등,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징계로 묻혔다. 오히려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원전 강국 건설' 정책에 힘을 실어주면서 잘 보이기 위한 의도였다는 정치적 해석까지 나왔다.

이 대표가 월성을 찾은 가장 큰 배경에는 최근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을 준비 중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의 역할이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 특별법안' 공청회를 진행했다. 원 구성 후에는 법안 제정 후 추가 공청회까지 나설 계획이다.

이에 법안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추진하려는 의도로 이 대표를 월성에 초대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사용후핵연료 문제 때문에 법안을 만드는 게 있어서 법안을 어떻게 진행할지 홍보하기 위해서 (경주에) 간 것"이라며 "시민들의 인지도를 높일 겸 대표도 되면 같이 하면 좋겠다고 전해서 동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현장 방문에서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이 72%에 달한다는 한수원 관계자의 말을 듣고 "재처리 등에 대해 기술적으로 연구하고 있나"라며 관심을 보였다. 또 월성 원전 방문이 '윤심 잡기' 아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전혀 상관 없고 예정된 행보였다"고 선을 그었다.

정무적 상황 탓 법안 얘기 못 해…李도 뜻 동의할 듯

▲맥스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맥스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이 대표의 관심과 여당 의원들의 노력에도 이날 현장에선 고준위 방폐법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법안 추진 여부와 관련해 "들은 것이 없다"며 "조용히 서로 간에 얘기하고 환담 형식으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얘기는 당연히 (현장에) 왔으니깐 많이 했다고는 하는데 법 얘기한 거에 대해선 명확하게 들은 건 없다"고 부연했다.

행사를 주도한 김 의원도 "타이밍이 타이밍이다 보니깐 (얘기를 못 했다)"며 "기자들도 질문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이 대표도 고준위 방폐장의 필요성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 후 취재진의 질문 중엔 박성민 전 대표 비서실장, 이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비판, 이 대표를 둘러싼 내용만 나왔을 뿐 월성 현장에 대한 물음은 없었다.

고준위 방폐장, 尹 대통령도 약속…'어떻게'가 중요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를 마친 후 1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를 마친 후 1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방폐장)은 중요한 화두다. 윤석열 대통령도 원전 정책 관련 국정과제 내용에 "고준위 방폐물 처분을 위해 관련된 절차, 방식, 일정 등을 규정한 특별법을 마련하고 지휘체계로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을 신설한다"고 약속했다.

여당에서도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김 의원에 앞서 황보승희·정동만 의원은 일찌감치 관련 법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고준위 방폐장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전 이용률이 84.1%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지금 당장 법을 처리하더라도 처리장 설계와 인허가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폐기물 포화가 올 수도 있다.

문제는 법안을 어떻게 만드는가다. 고준위 방폐장 처리가 지금까지 늦어진 이유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논의할 내용이 방대하고 사회적 공론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여당 차원에서 법안이 마련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세부적으론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존에 있던 법을 바탕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나온 법은 문제를 제기한 차원"이라며 "해결책을 제시한 게 아니다. 해결책은 고준위 방패법 제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후핵연료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는 건 맞지만, 국정과제에 나온 고준위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절차와 방식, 일정을 담은 특별법 마련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원 구성이 확정되고 내부 문제가 정리되면 법안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김 의원이 발의할 법안은 재처리와 관련 내용이 담길 전망이고, 황보 의원은 시설 분산 등을 법에 담았다. 여기에 중간저장시설 건설과 용지 확보 등의 내용을 추가해 국정과제를 이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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